◯ 대구시립희망원의 사망, 폭행, 강제노동 등 인권유린과 각종 횡령 비리가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20대 국회 첫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최대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인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9월20일 ‘노숙인생활시설 인권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 그러나 이번 보건복지부의 대책은 국정감사에 앞서 책임면피용으로 급조한 꼼수 대책임을 분명히 밝힌다. 수 백명의 생활인 사망과 은폐, 강제노동과 착취, 폭행, 수 억 원의 횡령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전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느닷없이 △생활인 면담방식의 실태조사 실시 △인권지킴이단 설치, 운영 △공동사용 공간 내 CCTV 설치 권고 등을 주 골자로 하는 뒷북대책을 발표했다. 생활인 실태조사는 보건복지부의 지시에 의해 현재 대구시에서 실시 중에 있으나 여론에 쫓겨 급조한 조사다 보니 실효성이 없는 무책임한 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장애인거주시설 사례에서 보듯이 인권지킴이단 운영은 다분히 형식적일 수밖에 없으며, CCTV는 그야말로 권고에 불과하다.
◯ 그리고 대구시립희망원은 최근 노숙인생활시설 뿐 아니라 장애인거주시설과 정신요양시설 등 4개 시설로 구분은 했지만 한 장소에 1천2백여명이 있는 사회복지시설로, 모든 시설에서 심각한 인권문제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지금 와서 노숙인생활시설만 별도로 분리하여 대책을 발표한 것은 사건을 축소하고자 하는 꼼수에 불과하다.
◯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되, 인권침해 발생 시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인권유린과 시설비리로 전국적인 이슈가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무슨 사전 예방 노력을 했고, 어떻게 강력히 처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사과도 없고 진상규명 의지도 없다.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수십 년 간 자행된 인권침해와 비리를 잉태시키고 키운 장본인은 바로 보건복지부와 대구시다. 그럼에도 당사자인 보건복지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늘 하던 방식으로 땜질 대책만 내놓고 있는 것이다.
◯ 지난 9월19일 국민의당 ‘희망원 인권유린 진상조사위원회’ 1차 현장 방문 시 대구시립희망원 관계자는 각종 의혹을 부인하고 오히려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큰 문제가 없음을 항변했다. 국정감사에 주요 의제로 선정되고 연일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대책까지 발표한 것과 현재의 대구시립희망원의 반응을 비교하면 지옥과 천당만큼 차이가 난다.
◯ 인권과 비리문제 척결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 야 국회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한 끼 1,200여명이 먹는 주부식비 중 1년에만 3억 이상을 횡령한 의혹이 제기되었고, 개별 맞춤형 복지는커녕 지도감독 부재와 관리 소홀 등으로 수많은 사망과 사고 등 인권문제가 터졌으면 보건복지부는 철저한 진상규명 후 근본적인 인권침해 근절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순서다. 거주인이 1천명이나 넘는 대규모 사회복지시설을 그대로 둔 채 발표한 보건복지부의 인권침해 근절대책은 그야말로 허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보건복지부의 뒷북대책은 국감용 땜질대책으로 근본적인 인권침해 근절대책이라 할 수가 없다.
◯ 9월26일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수 백명의 사망과 관리소홀, 인권침해, 횡령비리, 복지부와 대구시의 지도감독 부재와 유착, 운영재단의 비윤리성과 개입여부에 대해 낱낱이 밝혀낼 것을 우리는 야 3당에 촉구한다. 보건복지부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대책을 내놓고 국정감사 물 타기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지금은 대구시립희망원의 인권유린과 비리를 밝히는 것이 먼저다.
2016년 9월 21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장애인지역공동체,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대경지역본부,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대경지역지부,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대경지부 희망원지회,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구여성장애인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노동사목, 대구노동세상, 대구여성광장, 대구참여연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행동하는의사회대구지부, 평화캠프대구지부, 주거권실현을위한대구연합, 알바노조대구지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대경지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경지부, 대구여성인권센터, (사)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구지회, 대구환경운동연합, 맥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여성의전화,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정의당대구시당, 노동당대구시당, 녹색당 대구시당, 민중연합당대구시당, 국민의당대구시당, 더불어민주당대구시당 (무순, 42개 단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