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민_대구416연대 상임집행위원
“2014년 4월 16일, 우리 모두는 세월호참사의 목격자이며 증인이며 당사자였다.”
오는 4월이면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된다. 10년의 세월 동안 세월호참사 가족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하지 않은 일이 없다고 할 만큼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활동을 해왔다. 그 과정과 결과를 짧은 지면에서 다 얘기하기는 어려우나, 최대한 잘 정리해서 전달해보고자 한다.
10년간의 활동은 크게 성과와 한계, 과제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성과는 세월호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는 우리의 다짐대로 참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하고 그 결과로 공식적인 국가조사기구를 만들어 냈다. 정확한 침몰원인과 구조방기의 이유를 밝히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가가 저지른 범죄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세월호 운동은 당사자 운동으로서의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줬다. 세월호 가족들은 재난참사를 겪었던 피해당사자들이 직접 자기 목소리를 내고 주체로서 수습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에 알려주었다. 이를 통해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가 용기 낼 장과 계기를 마련했고 그 결과가 ‘재난참사피해자연대’의 발족이다. 생명존중 안전사회의 화두도 우리 사회에 던졌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운동을 통해 헌법에 보장된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법률로써 보장하고자 한다.
한계와 과제는 이어진다. 3차례의 국가조사위원회와 검찰특별수사단의 수사를 통해서도 온전한 진상규명에는 이르지 못했다. 아직도 명확한 침몰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으며, 구조방기의 이유와 책임을 다 묻지도 못했다. 이는 참사 초기 박근혜정부의 조사 방해와 가족들의 사찰 등 국가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늦게 올라온 세월호 선체와 그 선체의 조사, 아직도 국가가 밝히지 않는 증거와 자료들이 너무도 많다. 이에 앞으로 남은 과제 또한 분명하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세월호참사와 그 후의 국가폭력에 대해 국가의 공식인정, 대통령의 사과, 미공개 정보공개와 추가조사를 권고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완수될 수 있도록 다시 국가에게 이를 촉구하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
세월호참사 10주기는 완결이 아닌, 전환을 모색하고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대구에서는 4월 12일(금) ‘대구예술인 음악회-다시 시작되는 노래‘와 ’세월호참사 10주기 영화 특별전‘을 시작으로 4월 13일(토)에는 동성로28스퀘어(예전 대백광장)에서 부스행사와 대구시민문화제가 열린다. 4월 16일(화)에는 안산에서 열리는 10주기 기억식에 버스 1대를 준비하여 참석하고, 동성로28스퀘어에서는 세월호참사 10주기 대구시민 추모분향소가 운영된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시민들에게 요청하는 내용 중에 딱 한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가족들은 우리에게 전국을 노란리본의 물결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노란리본은 4월 16일의 약속을 잊지 않고 실천하여 다시는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상징한다. 일상에서 가방이나 옷에 노란리본을 달고 팔목에 다시 팔찌를 끼면 세월호 가족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이것이 바로 다시 10년을 준비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출처: 함께하는 세상 통권 319호(202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