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영_우리복지시민연합 운영위원 / 법무법인 맑은뜻 변호사
최근 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다 보니 학생이나 주부, 취준생들, 자영업자들이 대부업체로 몰리고 있다.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길바닥에 이런 광고 명함이 많이 버려져 있고 전봇대에도 광고가 참 많다. 그런데 이 업체 중에는 불법을 자행하는, 심지어 성 착취까지 하는 불법 대부업 조폭 조직이 많다. 가령 최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진행해 구속된 사건을 소개한다. 이 조직은 20대로 구성이 되어서 MZ 조폭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채무자와 그 가족, 지인, 여자친구까지 공갈 협박을 해왔다. 채무자는 자영업자였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영이 어려워 이 대부업체를 이용하게 됐다고 한다. 이 조직은 채무자에게 3백만 원에서 5백만 원을 빌려주고 단 1주일 만에 30%나 이자를 붙였다. 연이율로 계산하면 무려 1,500%다. 이들은 피해자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모를 찾아가 협박을 하고, 채무자를 2시간 반 동안 감금하며, 여자친구를 납치해 섬에 팔아버리겠다고 위협까지 했다. 이로 인해 채무자는 한강에 투신하기까지 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7월에 검거된 조직이 있는데, 대출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에 대출 광고를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해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20만 원에서 50만 원의 소액을 대출해 준 뒤 최고 연 4,000%의 이자를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10대 학생들에게 게임 아이템, 아이돌 상품을 구매해 준다며 SNS나 메신저를 통해 접근하고 며칠 뒤 고금리 이자를 요구면서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성 착취 사진을 유포하는 사례도 있다. 채무자가 이런 살인적인 이자를 알고 대부계약서에 자신이 서명 또는 날인했더라도 법적으로 일정 한도를 넘은 이자는 다 무효이다. 대부업법을 보면, 대부업자가 개인이나 소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경우 그 이자율은 연 20%를 초과할 수 없다. 연 20%를 초과해 이자를 받은 대부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연 20%가 넘는 이자 약정 부분은 법적으로 무효, 즉 연 20%까지만 유효이다. 채무자가 업체에게 이미 연 20%가 넘는 이자를 줘 버린 경우에는 초과 지급된 이자만큼 대출 원금이 상환된 것으로 간주 되고, 대출 원금을 넘어서까지 초과 지급한 경우에는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 그런데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분석한 결과 작년 불법 대부업의 평균 이율은 연 400%가 넘었다고 한다. 처벌 대상 기준보다 20배나 높은 것이다.
대부업법에 따르면, 대부업 광고에는 업체의 명칭이나 대표자 이름, 대부업 등록번호, 대부 이자율 등을 적시해야 한다. 대부 광고에 위와 같은 의무사항이 없는 업체는 일단 거르는 것이 좋다. 또 금감원의 ‘파인’ 홈페이지에 가서 해당 대부업체가 등록된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또 등록된 대부업체라고 해도 전화 상담 직후에 곧바로 다른 업체가 연락이 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불법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 또 대출 상담 과정에서 대출 관련 홈페이지와 SNS 등에 개인정보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수집된 개인정보를 범죄용도로 쓸 가능성이 있다. 또 신체사진, 지인 연락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요구하는 업체는 불법업체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또 연 20%가 넘는 이자를 요구하는 업체는 불법이니 이용하지 말고 즉시 금감원이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또 대부업법에 따르면 대부업자는 반드시 채무자에게 대출 계약서를 교부할 법적 의무가 있기 때문에, 상담한 내용과 계약서 내용이 동일한 지 꼭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업체로부터 통장이나 휴대폰을 개통하고 이를 맡기라는 요구를 받는다면 이 또한 불법업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칫 고금리 대부 피해뿐 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다른 재산범죄에 연루되어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하겠다.
<출처: 함께하는 세상 통권 316호(20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