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태선_대서중학교 교육복지사
아이들과 함께 웃고 때론 속상해하면서 올해로 벌써 12째 교육복지사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장태선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쌓이면서 이제는 스치기만 해도 ‘저 아이가 힘든 일이 있구나.’를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자아존중감과 학교 적응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보다 건강하게 학교-가정-지역사회를 변화시킬수 있을까? 라는 고민으로 가정방문, 사례관리, 프로그램 운영을 하며 학교 안팎에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교육복지사에게 기대되는 많은 역할들로 인해 학교에서 만능이 되어야 할 때도 있고 많은 행정업무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소진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무단결석을 하던 아이가 이제는 매일 아침 ‘선생님 저 왔어요.’ 하면서 교육복지실 문을 열면 ‘내가 잘하고 있구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존재구나! 교육복지사가 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이 어려움이 아이 개인이나,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들을 돕기 위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는 더 협력하고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와 지역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교육복지사가 꼭 필요합니다.
교육복지사는 학생들의 든든한 지지자로서 학생·학부모 상담, 가정방문, 지역사회 연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사가 없는 학교가 더 많고(대구시 초·중·고 452교 중 복지사 배치교 130교, 28.7% 배치) 학교 현장에서는 전문가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복지사의 역할과 직무 범위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교육복지사 배치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과 전문직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만 가정 및 학생의 위기상황, 학교 부적응, 교우관계 어려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학생이 교육복지 사업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발견하고, 원활한 개입이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발견된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어려운 상황이 있는 아이들과 가정을 돕는 튼튼한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우리 학교는 연극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어색해하던 아이들도 대본을 만들고, 상황을 재연하고, 몸으로 표현해 보고, 한 단어로 상황극을 하면서 발성과 호흡 훈련을 하다 보면 어느새 대사에 감정을 실어 실감 나게 표현하게 됩니다. 연극동아리를 통해 아이들은 혼자가 아닌 함께 나누고 공감하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에너지를 얻는다고 합니다. 학교와 지역도 아이들을 위해 서툴지만, 함께 공감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출처 : 우리복지시민연합 <함께하는 세상> 2023년 2월호 통권 30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