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가입 | 회원정보수정
> 자료마당 > 복지칼럼
[맷돌생각] 공공병원 설립의 당위와 현실

정형준_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코로나19 판데믹이 1년이상 경과된 지금, 전국민 모두가 공공의료 확충 및 필요성에 역사상 가장 많이 공감하고 있다. 최근 조사된 여론조사를 보면 공공병원 확충에 70%-80% 가량 국민이 지지를 표시한다(서울은 74%, 경기도는 87% 등). 거기다 주요 정치인들이 공공병원 확충과 인력 강화를 위한 법안도 속속 내놓고 있다. 총 병상의 20%를 공공병상으로 지자체별로 확충해야 되는 조항이 있는 법안(민주당 신현영의원)과 공공병원의 설립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소방서, 학교처럼 면제하는 법안(민주당 이용빈의원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2013년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에 의해 폐원된 진주의료원도 재건립이 확정되었다. 여기에 대구, 울산의 지자체장들이 의료원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주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해 공공의료원을 건립하자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런 호재 속에서도 마냥 즐겁게 지켜볼 수 없는 부분들도 많이 있다. 공공의료원 설립이 가진 가치는 크고, 그런 과정을 통해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큰 틀이 마련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공공의료 강화와 관련된 사안이 지나치게 협소한 의료원 건립으로 집중된다는 측면이 그것이다. 우선, 코로나19 국면에서도 2021년 정부의 공공의료 예산은 지역공공의료 강화 예산의 경우 1,264억원에서 1,337억원으로 고작 73억원 증가했다. 확충예산은 0원이었다. 큰 틀에서는 전혀 공공의료를 강화할 생각도 의지도 중앙정부와 국회는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공공의료기관 설립과 같이 가야할 공공의료인력 확충안은 전무하다. 2020년 의사인력의 경우 지역할당제 및 공공의과대학 건이 도입될 뻔 했지만, 대한의사협회의 방해로 현재 무산된 상태다. 정작 중요한 간호인력의 경우 공공의료인력을 어떻게 확충하고 교육하고 강화할지는 계획도 없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기존 공공의료기관을 어떻게 잘 연결해서 효율적인 전달체계와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운영할지에 대해서도 전혀 일언반구 없다.
 현재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재활원, 국립정신보건센터 등의 핵심병원을 제외하면 보건복지부가 직접 지휘 감독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은 없다고 보면 된다. 지방의료원은 지자체에 맡겨져 있고, 국립대병원은 교육부가, 보훈병원은 보훈처, 경찰병원은 행안부 산하다. 이런 분산적 운영구조는 지방의료원의 경우 운영의 어려움(가난한 지자체 예산의존성만 증가) 뿐 아니라, 전달체계 미비로 공공의료원의 인력구조 악화, 의료의 질 악화로 악순환의 시발점이 되었다. 당연히 코로나19 시기에 공공병원은 단일 네트워크 하에서 충분한 예산공급으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나야 하는데 말이다.

 그럼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의 대부분을 보살피고 있고, 앞으로 닥칠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라도 강화되어야 할 상황에서 본질이 아닌 변죽만 울리고 있는 이유 말이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섞여 있지만, 본질은 보건의료의 공공성에 대한 가치 오염이다. 즉 병원이나 의료공급은 영리적으로 상업적인 요소가 있다는 가치, 더 나아가면 의료로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천박한 사고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민간부분의 영리적 의료가 합리화되고 공공의료기관에 투여되는 예산 및 체제 정비는 낭비로 보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과 개념의 오염문제는 문재인 정부하에서도 지독한 모순들을 많이 보여왔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에도 IT-의료연계로 표현되는 원격의료 등 도입 시도, 민간보험사가 운영하려는 건강관리서비스 및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같은 것이다. 이런 의료영리화, 민영화 정책이 의료공공화 정책과 함께 추진될 수 있다는 야누스적 착각은 차치하더라도, 의료산업화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으면서도 국민적 공분이 큰 공공의료에는 찔끔 인상하는 것은 그간 지속된 본질을 숨기는 거짓 정치행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공의료 강화 및 확충의 당위는 더 깊이 있는 현실투쟁을 기반으로 할 필요가 있다. ‘공공의료’ 간판만 두고 그 밑바탕에는 돈벌이 의료와 의료산업화를 또아리 틀게 해선 곤란하다.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공공의료’가 되어서는 안된다. ‘공공의료’를 말로만 하는 정치세력에게는 경고와 기회 박탈이 필수적이란 점에서 다가올 선거에서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시민대중운동은 좀더 예리한 대비책들이 필요해 보인다. 지자체의 공공의료원 설립선언이 반가운 만큼, 이를 추동하고 지속하게 할 수 있는 가치투쟁도 의미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의 첫 단추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의료산업화에 대한 감시와 견제 그리고 의료영리화를 막기 위한 시도이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1년 3월호 통권 282호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21-03-30(10:56)
방    문 :552
이 메 일 :
홈페이지 :
첨부파일 :

이름 : 비밀번호 : 이메일 :
코드 : 왼쪽의 4자리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

주소: 42017 대구광역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2357, A동 4층 505호(수성동4가, 광명아파트)
전화: (053)628-2590~1 팩스: (053)628-2594
이메일 : wooriwelfare@hanmail.net
Copyright(C) 2005-Now 우리복지시민연합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