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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생각] 죽음이야기 하기 좋은 날

최호선_ 심심잡화점 주인장 겸 심리상담소 소장

 20년 넘게 중병을 앓았고 암까지 발견되어 힘겹게 생활하던 친구가 있었다.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을 즈음이었다. 죽음을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책을 권해주고 싶었다. 그가 원한다면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도 싶었다.

 아이를 낳기 전에 태교를 열심히 하듯이 죽음에 이르기 전에도 여러 가지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필요한 말이라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는 법!

 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라서 보내고 혹시 연락이 오면 만나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부음을 들었다. 장례식장에 가 보니 죽음이나 장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

 오래 앓았고 회생이 힘든 병까지 겹쳤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정리 하지도 못했고 남은 가족에게 인사 한마디 남기지도 못했다. 장례는 어떻게 할 것인지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고 원치 않는 것은 뭔지 알 수 없었다.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은 끝까지 병과 싸우다가 중환자실에서 생을 마감한 용기를 칭찬했지만 나는 끝까지 죽음을 직면하지 못하고 황망하게 떠나버린 그 상황이 안타까웠다.

 실제로 이별이 가까워지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힘들다. 아픈 사람은 자신의 현실을 직면하기 힘들기도 하고 죽음을 이야기하면 가족들이 슬퍼할까봐 주저하게 된다. 그 잔인한 말을 가족들이 먼저 꺼내기도 힘들다.

 죽음 이야기는 가끔 해두는 게 좋다. 행복한 어느 날, 기분 좋은 보통 날,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 해야 한다. 책에서 읽은 한 구절부터 시작해도 좋고 영화의 한 장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도 된다.

 강원도로 여행 가던 날, 차에서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라는 노래를 들었다.
아이들한테 “내 장례식 때 틀 노래에 나는 나비도 추가해줘” 했더니 아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엄마 춤까지는 안 춰도 되지?”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1년 1월호 통권 281호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21-02-1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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