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초대석’ 네 번째 초대 손님은 강미화 회원입니다. 강미화 회원은 학교복지사 시절인 2010년에 회원으로 가입했고, 현재 대구에서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와 사회통합을 위한 ‘대구정신장애인종합재활센터 미래엔미소클럽’ 시설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와 사회통합이 말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함께 사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봅니다.
<질문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대구에서는 학교사회복지사로,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대구지역에서는 올해로 20년차 일하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일하는 현장 실천가입니다. 다른 지역에서의 실천 기간을 합치면, 어느덧 30년차가 되네요. 현재는 사회복지법인 소속의 정신재활시설에서 시설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질문 2> ‘정신장애인’과 ‘미래엔미소클럽’ 생소하게 느껴지는 조합 같습니다. ‘미래엔미소클럽’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 미래엔미소클럽 20주년기념 송년회 ‘사람책토크’ 진행 중
정식 기관명은 ‘대구정신장애인종합재활센터 미래엔미소클럽’입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낙인이나 편견이 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별칭과 같은 이름을 붙인 것이지요. ‘미래에 대한 희망과 웃음이 있는 공간 또는 공동체’라는 의미인데, 정식명칭보다는 전국적으로 ‘미래엔미소클럽’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미래엔미소클럽은 지역사회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신장애인(또는 정신과 치료를 유지 중인 주민)에게 낮동안 다양한 정신건강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종합재활시설인 사회복지시설입니다.
<질문 3> 우리나라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회원님은 정신장애인과 언제 접하게 되셨고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회복지사로 처음 일을 했던 곳은 종합사회복지관이었어요. 그때 정신적인 어려움도 같이 경험하고 있는 주민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잘 몰라 안타깝고 미안했었지요. 대구로 이사와 겨우 재취업에 성공한 곳이 마침 정신재활시설이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2006년부터 10년 동안은 학교사회복지사로서 교육청에서 일한 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정신건강과 관련한 일은 2003년도부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신건강전문요원 수련을 받은 후에 교육청에서 일하면서, 학생 정신건강 관련 일을 벌이기도 했고, 2016년부터는 또 다시 정신재활시설로 이직해서 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기보다는 그냥 운명처럼 이렇게 흘러왔구나 싶어요.
<질문 4> 유엔의 ‘장애인권리협약’에 근거하더라도 현장에서 느끼기에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와 지역사회 통합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CRPD에서는 ‘사회참여를 제한하는 태도’를 장애의 개념에 포함합니다. 정신장애인의 병은 병으로, 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병으로 인한 현상으로, 사람은 사람으로 존중하면 되는데, 병으로 인한 현상을 그 사람 자체로 보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닌가 합니다. 사회적 편견과 낙인인거죠. 더러 좀 특이하다 싶은 사람들도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지내잖아요.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면, 모두의 삶이 좀은 괜찮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질문 5>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 점과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지원 사업비 모금을 위한 하루찻집에 찾아온 동지와 함께
물론 이용자분들께서 회복하고, 지역사회에서 보통의 사람으로 평범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뵐 때, 보람있고 기쁘지요. 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일에 보람을 느끼고, 성취감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도 기쁩니다. 힘든 점은 정신장애인을 위해서 기부를 하거나 도우려고 하는 손길이 적어서 막막할 때 참 서운하고 아쉽습니다. 좀 더 일찍, 조기에 아픔을 알아차리고, 적시에 지원하기 위해 아동·청소년정신건강지원서비스를 기업의 재원으로 시작했었는데, 근 5년을 운영하고도, 결국은 대구시로부터 보조금 지원을 못 받아 문을 닫게 된 일은 정말 뼈아프게 사무치기도 했습니다.
<질문 6> 힘든 점을 극복하게 해주는 사명감이나 직업의 장점 같은 게 있을까요?
사명감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고싶은 일을 위해 공부했고, 그 일로 밥 벌어먹고 있으니 행운인거죠. 없던 것을 새로 만들기도 하고, 사람이나 환경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저는 이 일이 참 재미있고 좋습니다.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사람의 삶이 좀 더 좋아지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보니, 아마도 이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질문 7> 개인적 질문입니다. 올해 나의 버킷리스트는?
지난해를 참 힘겹게 보내어, 올해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올해를 맞으며 생각했던 저의 버킷리스트였습니다. 그런데 벌써 이런저런 일을 할 궁리에 버킷리스트는 달성 못할 것 같네요. 한 해를 좀 고즈넉하게 보내는 것이 희망사항입니다.
<질문 8>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우리복지시민연합이 정신장애인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학교사회복지실천현장에 있을 때, 제도화되지 않은 현장에 관심을 많이 주셔서 힘이 되었거든요. 정신건강사회복지 현장은 제도화된 가운데에 사각지대라고 생각해요. 보건영역으로 분류하기도 해서, 일반적인 사회복지영역에 비해 자원도 적고, 관심도 낮아요. 더 자주 들여다보고 자주 물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지원사업 제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후 동료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