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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학교와 무선 청소기 - 학생들에게 학교 청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봉석 _ 전교조 대구지부 대변인

 6월 초 대구교육청은 추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가정용 고급형 무선 청소기보급을 위해 42억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안이 통과되면 올해 7월부터 대구 지역 유치원, 초중고 804개교에 대당 95만원짜리 무선청소기 4300여대가 보급된다. 이를 두고 전교조 대구지부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청소 논쟁이라며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교육청 과 탁상 행정이라는 전교조 대립 구도로 만들었다. 완충해야 고작 30분 정도 사용 가능한 고가의 가정용 무선청소기를 3개 학급당 1대씩 보급한다는 것은 학교 현실에 맞지 않다. 거기에 다수 인원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유지관리의 어려움이나 필터 및 배터리 교체 비용을 감안하면 예산 낭비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교사 대부분은 교육청의 이 같은 계획이 학교 현실을 모르는 탁상 행정이고, 예산 낭비라는 성토했다. 교육청이 눈앞의 상황 처리에만 급급해 멀리 보지 못하고 무리수를 둔 셈이다.

무엇보다 대구교육청이 무선청소기 구매보다 학교 현장의 청소 현실과 환경 교육 현실을 살펴보고 긴 안목에서 관련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했다. 올해 대구의 어느 한 중학교 학생회에서는 교사들에게 교무실 청소에서 학생들을 제외시켜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교사들이 생활하는 교무실을 왜 학생들이 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학생 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 학교 화장실을 제외한 나머지 학교 공간 청소를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도 바람직한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선진국 대부분은 학교 청소를 학생들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물론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을 깨끗이 하고, 분리수거를 습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학교 청소을 학생들에게 시키는 것이 단지 학생들의 청소 습관화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열악한 교육 재정을 이유로 사회적 약자인 학생들에게 떠넘긴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환경과 생태 교육이 목적이라면 굳이 그 많은 학교 공간을 모두 학생들에게 시킬 이유가 없다. 청소가 교육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 주위를 둘러볼 수 있도록 환경생태교육으로 이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학교 청소와 환경교육의 방법과 절차에 대해 학생들을 포함한 교육 주체들과 논의와 설득 과정도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실제 이런 논의나 합의가 없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학교 현장에서 청소는 벌을 받는 행위와 같은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지각 같은 규칙 위반이나 학교폭력, 선도위에 회부된 학생들이 가장 많이 받는 벌칙은 교내 청소다. 또 학생들이 청소가 끝나고 나면 받는 대가는 대부분 성취감이 아니라 꼼꼼히 청소하지 못했다는 비난이나 또 다른 지적이다. 학교에서 제일 기피하는 화장실 청소 노동자에게 대한 처우는 어떠한가? 고마워하고 감사해야 할 대상임에도 가장 낮은 임금과 열악한 대우를 받는 비정규직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대구교육청이 42억이라는 예산을 무선청소기 구매 대신 방학 동안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학교 현장의 청소업무를 개선하며, 체계적인 환경생태교육을 위한 정책연구에 투입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9년 7월호 통권 262호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19-07-19(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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