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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생각] 시민참여가 건강한 대구를 만든다.

홍남수_경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지역보건의료계획은 광범위한 지역보건의료서비스 전체를 포괄하는 계획으로 매 4년마다 수립해야 하며, 현재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수행할 7기 지역보건의료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이번 7기 지역보건의료계획에서는 지역사회 주민이나 건강 관련 자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보건사업에서 지역사회 참여의 원칙은 알마타 선언(1978), 오타와 헌장(1986) 등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규범적 선언에 그쳤을 뿐 실제 보건사업의 운영원리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건사업의 기획과 수행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주체적인 참여를 통해서 지역의 건강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형태의 참여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광역시에서도 ‘건강한 대구를 위한 시민참여단’을 만들고 7기 지역보건의료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난 6월 20일 원탁회의를 개최하였다. 토의결과, 시민들은 질병이 없는 상태와 같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이나 관계의 단절과 같은 사회적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요인에 대해서도 보건관련 담당자들은 생리적 또는 생물학적 위험요인이나 금연, 절주, 운동, 영양과 같은 건강행태에 관심을 가지지만, 시민들은 사회적, 물리적 요인을 포함한 훨씬 더 포괄적인 요인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이번 원탁회의 참가한 70대 할아버지는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서 무엇보다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흡연, 음주와 같은 불건강한 행태나 부실한 만성질환 관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이고 기저에는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사실 외롭고 힘들어서 당장 사는 것이 재미없고, 힘든 사람에게 미래에 발생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규칙적으로 약을 먹고, 행태를 바꾸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이렇게 시민이 보건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피상적 접근이 아니라 근본적 접근이 가능하게 되고 따라서 문제 해결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이러한 근본적 접근을 위해서는 다른 분야와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건강결정요인이 다차원적이고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70대 할아버지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복지와 같은 다른 분야와의 연계가 필수적이고 이러한 부문 간 연계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요구해야만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보건사업에서 시민들의 주도적 참여가 중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참여는 의사결정의 효율성이나 보건사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단순한 수단의 의미를 넘어선다. 자신의 삶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참여가 수단이 아닌 참여하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건강수준의 향상과 같은 보건사업의 목표 달성 여부는 부수적인 것이 된다. 보건사업의 목표 달성이라는 결과보다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보건사업은 전문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시민들의 참여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 시민참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겠지만 시민 스스로가 건강문제 해결의 주체라는 측면에서 보건사업에서의 시민참여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대구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고 다 같이 누리는 건강한 대구를 기대해본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8년 7월호 통권 250호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18-07-17(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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