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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생각/새해인사] 불안과 희망 사이

김규원 _ 우리복지시민연합 공동대표/경북대 교수

정유년, 역시 다사다난한 해였습니다. 일 년 전 이때쯤, 우리 국민들은 촛불시위를 할 정도로 국정이 바뀌기를 바랐습니다. 그 바람대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지금 새 대통령에 대한 인기는 국민 70%가 지지할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과 더불어 점차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 해를 맞이하는 중입니다. 물론 우리 지역민들 일부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울 정도로 무척 심기가 불편한 상태인 줄 잘 압니다.
아무튼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옛말이 생각납니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표현처럼 우리나라 통수권자는 권력이 막강하고 권한도 무한정인 듯 했기에, 희극적인 국정농단으로 인해 구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는 비극을 연출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 만큼 새 대통령과 새 정부한테도 국가권력 행사를 너무 기대한다면, 오히려 부메랑처럼 그들도 힘든 날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적폐청산이 시대적 과제라는 점에 수긍하더라도, 그 절차와 방법이 적법하게 이루어져야 하므로 기대한 것 이상으로 시일이 걸리고 결과도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빠른 시일 안에 성취할 수 없는 일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무술년 새해에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지역의 일꾼을 제대로 잘 뽑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동안 지방 사람들에게는 숙원 과제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곧 지방분권개헌을 위한 국민투표가 함께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 대통령과 대부분 정치인들이 그 필요성을 천명하고 있습니다만, 유독 제1야당의 대표께서는 개헌연계 투표에 대하여 부정적인 발언을 심심찮게 하고 있기에 걱정됩니다.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단순한 언질에 지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실 지방분권은 지방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수도권 비대는 득보다는 실이 더 큰 현실입니다. 대마불패 신화에 매달리는 정책은 네트워크 중심의 시대흐름에 맞지 않습니다. 이미 과도하게 중앙 집중된 권력과 자원은 국가 경영의 효율성을 떨어트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교육, 복지, 안전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는 현장과 동떨어진 관료적 행정이 개입하면 할수록, 투입 비용은 커지는 반면에 실제 혜택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은 시혜자처럼 군림하기 쉽고, 당연한 권리를 누려야 하는 국민은 자신의 운명을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내맡김으로써 현안해결과정에서 시종일관 방관자로 처신하기 십상입니다.

우리나라는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아직 열지 못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의 최고행정기관을 ‘지방정부’라고 부르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라고 합니다. 여태까지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과 자원 배분이 시혜적 차원에서 일부분 이루어지고 있을 따름입니다. 중앙 언론을 비롯한 우리나라 주류층에서는 지방분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합니다. 지방재정자립도가 낮다느니, 자치역량이 모자란다느니, 세계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서울중심 발전이 불가피하다느니 등 온갖 핑계거리를 대면서 지방민 스스로 자기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기회를 박탈해왔습니다. 국방, 외교 등 지극히 제한된 부문에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크지만, 다른 많은 부문에서는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지방분권이고, 이른바 저비용고효율의 국가운영체제라고 봅니다. 자기 지역의 일꾼을 직접 선출하고, 꼭 필요한 사업을 선정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추진과정을 주민들이 잘 감시할 수 있어야 참복지를 체감할 수 있겠습니다.

다가오는 미래가 불안한 것은 스스로 겪은 일에 대해 불만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남들한테 맡겨두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남들한테 맡겨두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여 공정한 몫을 기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참세상에 대한 희망을 걸 수 있을 것입니다. 무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8년 1월호 통권 2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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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18-01-10(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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