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검찰은 △업무상 과실 및 폭행에 의한 사망, △생활재활교사들에 의한 생활인 폭행·금품편취, △생활인 감금시설 운영, △국가보조금 허위청구 및 급식비 횡령 등 자금관련 비리 등을 범죄사실로 구속기소 7명, 불구속기소 16명, 기소유예 1명, 기소중지 1명 등 25명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대구지검 홈페이지 보도자료 참조). 이중 신부 2명(구속1명, 불구속 1명)과 수녀 1명이 포함되어 있다.
희망원 운영재단인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이사장인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장에 대한 혐의는 찾지 못했고, 신부들의 개인 일탈이라는 것이 검찰수사의 요지였다. 신부의 개일 일탈이면 파문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데 오히려 교구차원에서 보호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 역사상 신부가 인권유린과 비리로 구속된 첫 번째 사건인 희망원 사태, 기소된 23명에 대한 재판은 3월 8일부터 줄줄이 이어진다.
한편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대구시 보건복지국장과 희망원의 혁신적 운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해 왔다. 그러나 2월 24일 4차 회의를 끝으로 협상은 결렬되었다. 대구시는 37년간 민간위탁하여 발생한 반인권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계속 민간위탁만을 고집했고,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적어도 출자출연기관을 통한 공적운영을 주장했다. 탈시설도 평행선을 달렸다. 대구시는 2020년까지 100명을 탈시설하고 장애인시설인 ‘글라라의 집’ 기능전환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매년 25명 수준으로 한해 50명가량 사망하는 사망자 수보다 적다. 현재 1,100명 이상 생활하는 희망원에서 한 해 25명 탈시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전국에서 두세 번째 큰 대형시설을 어느 세월에 혁신하겠는가? 의문만 남는다.
대구시는 금과옥조 민간위탁 신봉자들이다. 지난해 11월 7일 운영권이 반납되었고, 11월 28일 국가인권위가 위탁해제를 권고했지만, 대구시는 아직도 위탁해제를 하지 않았다. 그 사이 희망원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기소된 간부들은 소위 대표적 부역자들로서 재판에만 신경쓰고 있고, 직원들은 고용승계에, 정보가 차단된 생활인은 불안하다. 소위 부역자들은 생활인을 부추겨 자기 살길만을 찾고 있다. 대구시는 계속해서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는 재단과 부역자들을 그냥 둔 채, 오직 민간위탁만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구희망원대책위는 2월 28일 대구시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시와의 전면투쟁을 선언했다. 3월 6일 교황청 대사에게 프란치스코교황에게 전달할 서한문도 전달했다. 앞으로 다양한 비공식적 활동을 통해 로마교황청에 희망원 사태 해결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실, 몇 차례 해결국면도 있었지만 천주교대구대교구와 대구시는 모두 걷어찼다. 진실규명과 책임자처벌, 공적운영과 탈시설, 소규모화와 시설폐쇄 및 기능전환 등을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7년 3월호 통권 23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