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재 _ 우리복지시민연합 정책실장
2005년 지방이양된 아동급식제도, 올해 12년을 맞이한 대구시의 2017년 아동급식예산은 총 142억(시비 99억, 구·군비 43억)이다. 하지만 복지연합이 확인해보니 2013년부터 매해 평균 20%이상 30억 가량을 남겨 2016년 까지 4년간 쓰지 않은 예산이 총 123억 원에 이르렀다.
대구시는 ‘연중 조·석식’, ‘학기중 토·일·공휴일 중식’, ‘방학중 중식’ 등 3가지 방식으로 아동급식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급식대상아동의 선택에 따라 ‘컬러풀드림카드’(달성군은 식품권 지급)라는 전자급식카드제와 지역아동센터, 종합사회복지관(일부)에서의 단체급식소를 운영 중이다.
■ 대구시의 아동급식은 방임형?
아동급식제도의 시행근거가 되는 아동복지법에는 국가와 지자체가 결식우려아동에 대한 ‘결식예방’, ‘영양개선’을 위해 지원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대구시의 목적은 다른 것일까?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식사대용으로 편의점에서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일반적인 부모라면 거의 ‘방임’수준이다.
■ 아이들이 갈 곳은 편의점 뿐. 쓰지 못한 금액은 소멸.
아이들의 급식단가는 1식 4,000원, 1회 한도 8,000원이다.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급식가맹점은 대구시 전체 총 1,400여 곳이자만, 편의점이 800여 곳에 달한다. 일반음식점은 400곳 이지만, 대구시 구군별 평균 50곳이라 접근성이 쉽지 않고, 이마저 4,000원이라는 돈으로 사먹을 수 있는 것은 김밥, 분식이어서 편의점과 별반 다를 바 없어 ‘영양개선’이라는 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하루에 8,000원까지 쓸 수 있지만, 그렇게 쓰면 며칠을 굶어야 하기에 아이들의 선택권은 편의점이 유일할 정도다. 그러다가 못쓰고 남은 금액은 다음 달 급식비 충전시 소멸된다. 고스란히 집행잔액(불용액)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남은 금액은 매년 대구시 전체 30억 원에 달하며
총예산의 20%가 넘는다.
■ 매년 반복되지만 상황파악을 회피한 대구시. 대책을 마련하라.
매년 이런 상황을 대구시와 8개 구·군이 모를 리 없다. 편의점 이용으로 매년 아이들의 영양불균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도 굶는 아동이 없다는 숫자놀음을 했고, 남는 예산은 다시 챙겨 실속만을 챙겼다. 대구시 대신 편의점이 아이들의 아동급식을 상당수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급식카드제를 도입할 때, 이용의 편리성, 관리의 효율성, 예산투명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성장기 아동에게 제일 우선해야 할 영양개선은 외면했다. 지방이양되었다고 중앙정부는 더 이상 나몰라 해서는 안 된다. 당연히 대구시와 8개 구·군은 지원수준을 높여야 한다. 현재 매년 남는 30억 원의 예산은 1식 단가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가맹점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번 문제제기로 대구시 관계자는 ‘예산 예측이 잘못되어서 예산을 감축한다.’고 한 언론매체에 밝힌 모양이다. 대상아동을 고무줄처럼 줄일 수 있다는 발생자체가 놀랍다. 대구시는 인위적 대상아동 축소와 예산감축보다 단가인상, 가맹점 확대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7년 3월호 통권 23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