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복 _ 미래복지사회연구소장
최근 모든 국민들이 경악할 비리와 정치적 스캔들이 터졌다. 썩고 썩은 상처를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터져 나온 것이다. 이렇게 국민들의 치를 떨게 만든 이 스캔들은 빙산의 일각이며 아직도 상처의 일부 밖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제 국민 스스로 현자(賢者)가 되어야 한다. 정권과 정부에 무한한 신뢰를 보낼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의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지 살펴보고 과감하게 교체할 수 있는 갑이 되어야 한다.
조선시대에는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 했고 현대의 헌법에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했다. 그런데 왜 국민이 을이고 국가와 사회와 국민에게 봉사하라고 뽑아 놓은 그들이 갑이 되어 살아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게 갑의 권리를 가진 국민에게 항상 을의 입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복지사이다. 사회복지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생계를 위한 맞벌이를 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초생활보장대상자보다 어려운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분야나 직급에 따라 다르지만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그들의 근무환경을 보면 제시간 출퇴근도 쉽지 않고 감정노동이 많아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여기에 자신의 삶도 모범적으로 꾸려나가야 한다는 주변의 부담스런 시선도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에 실려 있는 가치와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는 공적, 사적으로 훌륭히 소화해내야 한다.
사회복지는 여성이 많이 활약하는 분야이다. 사회복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한다. 특히, 결혼을 한 이후에도 자신의 경력이 쌓일 수 있게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최근 사회복지법인에서 제도를 보완하고 있지만 아직도 결혼 후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이 많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가 정작 자신의 개인생활에서는 사회문제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결혼을 한 이후에도 일을 계속하며 출산과 육아를 하기에는 우리사회의 지원체계가 너무나 현실성이 떨어진다. 일반 직장인 부부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를 키우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출산 해소에 앞장서야 할 사회복지사가 한 자녀이상 양육하기도 어려운 현재의 사회구조는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역 사회복지관의 부관장으로 근무하는 여성사회복지사는 “지금은 아이가 성장하여 내가 일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졌지만 아이가 어릴 때 일도 잘하고 싶었고 좋은 엄마도 되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에게 엄마로서 못해준 것이 너무 많았고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몸도 약해졌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는 정말 가정을 잘 꾸리면서 사회복지사로서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하였다.
또 다른 주임 여성사회복지사는 “타 기관에 비해 좋은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워킹맘으로, 엄마로 성공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학교운영이나 교육, 지역 활동에 참여하고 싶지만 학교운영이나 지역사회 시스템이 워킹맘을 배려하지 않으니 참여할 수도 없고 직장에 눈치가 보여 포기할 수밖에 없다. 워킹맘이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적인 법, 제도, 직장규정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우리 지역은 가정꾸리기에 대한 남성의 의식이 크게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제 워킹맘 사회복지사가 행복한 가정과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고 실천하여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함께하는 세상>은 엄기복 회원의 <복지현장 이야기>를 통해 사회복지사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6년 11월호 통권 23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