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실장의 로우킥(4)]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응답하라, 2024”
오병근_우리복지시민연합 정책실장
#1. 만물이 생동하는 3월, 행정도 본격 출발하는 3월
3월이 되었다. 그간 직·간접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대부분의 행정조직은 1~2월 연간 추진계획을 완료하고 3월부터 본격 사업 개시를 한다. 오실장은 이때를 기다렸다가 작년 하반기 복지연합 입사 후 주요하게 관찰했던 3가지 대구시 복지정책(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지원, 위기가구 종합지원)이 2024년에는 어떻게 추진될지 살펴보기 위해 연간 계획 및 추진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2. 홍시장은 골프대회 말고 핑퐁대회를 개최하라! ‘누가 누가 잘하나’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정보공개청구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한다. 가족돌봄 청소년 및 청년 지원에 관한 계획과 추진현황을 요청한 건이다. 대구시 정보공개청구 담당자라며 전화가 왔다. 이것을 청소년과에 배당하려고 연락했더니 청년은 부서 소관이 아니라고 하고, 청년정책과에 연락했더니 청소년은 소관이 아니라고 해서 확인하려고 연락을 했단다. “뜨악” 했지만, ‘워워’하며 정중히 작년에 제정된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의 담당부서가 있지 않냐고 답을 드렸다.(근데 이걸 왜 내가 공무원한테 설명해주고 있지;;;) 결국은 복지정책과에 배당되었다는~
#3. 역시 행정은 ‘복붙’이지~
가장 먼저 도착한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지난 2월 조례에 따른 기본계획 수립과 실태조사를 위해 연구용역 발주를 했다. 수행기관은 지방행정발전연구원이며, 올 하반기까지 연중 실시된다.(그때 또 확인해봐야지!) 그리고 현재 추진현황을 살펴봤더니, 하나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작년 정보공개청구 때와 똑같이 회신이 왔다. 5가지인데, 관련 사업일 뿐 조례 제정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은 아니다. 참여대상을 보면, ‘사회적 고립청년’을 직접 타게팅한 사업은 없다. 이런저런 상황의 청년들이 참여하는데 그중에 ‘어쩌면’ 사회적 고립청년이 포함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사업들이다.
#4.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기대하는 복지행정
다음은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지원 계획에 대해 살펴본다. 이것도 조례에 따른 실태조사 연구용역이 발주된 상태이다. 수행기관은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라고 한다.(하반기에 이것도 확인해봐야지!!) 그리고 관련 계획으로 두 가지가 회신되었다. ‘新 복지사각지대 지원사업 계획’은 대구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민간 사회복지시설에서 수행하는 사업이다. 재밌는 건 계획서에 명시된 추진 근거는 다른 조례이다;;; 예산은 27백만원에 불과하고, 이조차 작년보다 3백만원 삭감되었다. ‘밀알복지재단 공동협력 사업;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등 위기가구 지원계획’은 밀알복지재단의 재원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민간 지원사업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당연히 낫다. 그러나 민간 지원사업은 주지하다시피 있다가도 없어지는 불안정성이 있다. 이 사업 역시 기 협약된 예산을 소진하고 나면??? 그리고 두 사업 모두 ‘어~쩌다’ 가족돌봄 청소년·청년이 해당되어 다소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조례 제정 취지와는 동떨어져 있다.
#5. 대구시 위기가구 종합지원 계획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마지막으로 위기가구 종합지원 계획이다. 2022년 9월에 수립된 위기가구 종합지원 계획 외에 별도의 연간계획은 수립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별도의 단위사업 계획은 생성하지 않았다며, 지역사회보장계획 2024년 시행계획의 ‘위기가구’ 지원사업 부분을 발췌하여 약 1.5쪽 분량의 원페이퍼 사업계획 6개를 회신받았다. 그나마 이 중에서도 ‘위기가구 종합지원 계획’을 추진근거로 하고 있는 사업은 딱 하나 있다. 그렇다. 복지행정 중에 ‘위기가구’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것이 뭐가 있을까? 그래서 작년 정책토론회에서 대구시 복지행정 역량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위기가구 종합지원의 컨트롤타워 ‘희망복지 원스톱지원센터’를 주요하게 다뤘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대구형 복지급여의 확대·도입도 역시 깜깜무소식이다.
문득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러나 복지행정은 다르다. 행정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칠흑같은 어둠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총선 시즌이다. 대구에는 역시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할 수는 없다. 조례 제정 후 1년이 다 되도록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던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에 관해서는 복지연합의 정보공개청구와 문제제기 후 올해 겨우 기본계획 수립과 실태조사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 영향인지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실태조사 연구용역은 작년 여름 조례 제정 후 올해 추진되고 있다. 복지연합은 계속해서 대구시 복지행정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요구할 것이다.
<출처: 함께하는 세상 통권 319호(202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