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청부입법 사태에 대한 대구광역시의회 의장의 사과,
관련 조례개정안 폐기를 요구한다
대구광역시의회는 지난 7월 13일, 「대구광역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 전부개정조례안」(대표발의 김재우 의원) 등 8건의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관련 조례개정안과 「대구광역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대표발의 전경원 의원) 등 9건의 의원발의 조례개정안을 공고하였다. 「대구광역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브랜드 슬로건Colorful DAEGU’ 삭제이다. 홍준표 시장 체제의 대구시정 슬로건인 ‘파워풀대구’ 사용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일인 것이다.
이외에도 「대구광역시 사회서비스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대표 발의 김태우의원), 「대구도시철도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대표발의 김정옥의원),「대구도시공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대표발의 류종우의원), 「대구환경공단 설치 조례 전부개정조례안」(대표발의 이태손의원),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설립 및 운영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대표발의 박종필의원),「대구테크노파크 운영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대표발의 윤권근의원) 등의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을 위한 조례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었다. 이러한 의원입법 조례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대구시의회 의원은 모두 28명이다.
「대구광역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등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을 위한 조례 개정안 제출은 대구시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대구시가 제안하여 안건으로 상정되더라도 통폐합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숙의를 위해 대구시의회의 심의를 연기하거나 유보해야 하는 일이다. 대구시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이 발의를 해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의원입법으로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을 위한 조례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대구시의 조례 위반을 정당화하는 「대구광역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발의 또한 마찬가지이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대구시의회 의원들이 「대구광역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등의 조례개정안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이유는 대구시의 요청 때문이라고 한다. 대구시가 집행부 입법에 비해 절차가 단순한 의원입법을 통해 조례를 개정하는 청부입법을 시도했고 절대 다수의 대구시의회 의원들이 청부입법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조례의 성격과 내용, 무더기 의원입법 조례개정안 발의 등을 감안하면 이러한 청부입법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제9대 대구시의회는 청부입법으로 입법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대구시의회 의원들의 이러한 청부입법은 대구시의회, 의원을 집행부의 ‘거수기’를 넘어서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하는 심각한 수준의 자해행위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내는 것’을 제9대 대구시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한 이만규 의장 등 대구시의회 의원들의 말을 믿고 기대한 대구시민을 우롱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대구시의회를 집행부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킨 의원들의 작태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무더기 청부입법 사태에 대한 대구시의회 의장의 사과와 청부입법으로 발의한 개정조례안을 모두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집행부의 입법 절차 회피와 의원의 조례 제·개정 발의 건수 올리기 수단으로 전락한 청부입법을 근절할 것을 선언하고 이를 위반하는 의원은 엄중하게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
2022년 7월 15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우리복지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