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금고는 마르지 않는 샘인가?
대구시는 대구엑스코선과 이건희 미술관 중 택일하라?
▲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 전액, 시비 2,500억 투입 반대
▲ 생산·부가가치 유발, 고용창출효과 등 민관 합동 검증
▲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와 비슷한 규모의 대구엑스코선 건립 등 토건사업 중 양자택일
▲ 시비 2,500억원 보건·돌봄·기후위기 대응 예산 투입
▲ 일정정도 규모 이상의 대형 국책사업 공모 시 시민공론화 과정 마련
1.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자치단체 간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대구시가 6월 1일 국립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 약 2,500억 원 전액을 시비로 짓겠다며 제안서를 빠른 시일 내에 중앙정부에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로 ▷생산유발효과 7천482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천201억 원 ▷매년 방문객 소비지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 1천239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2. 이에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에게 대구시 금고는 마르지 않는 샘인지 묻는다. 대구시 금고는 마르지 않는 샘인지, 도깨비 방망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건희 미술관과 공기가 겹치는 대형 토건사업 등 주요사업과 비교했다.
1) 대구엑스코선 : 올해부터 2028년까지 건설되는 대구엑스코선의 총 사업비는 6,711억 원으로 이 중 시비는 2,684억 원으로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와 비슷하고 건설공사 기간도 겹친다. 대구시는 대구엑스코선으로 지역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 7,474억 원, 고용·취업 유발효과 2만여 명이라고 밝혔다.
2) 대구산업선 ; 2027년까지 건설하는 대구산업선에 대구시는 2개 역사를 시비로 신설하며 1,350억 원을 투입한다. 만약 이건희 미술관 건립이 유치되면, 전액 시비로 건설하는 2개 역사 신설 공사기간이 미술관 공사기간과 겹친다. 대구시가 밝힌 대구산업선의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생산효과 2조2천억 원, 부가가치 9천억 원, 고용창출효과 1만6천여명이다.
3) 신청사 건립과 대구형뉴딜 : 2026년까지 신청사를 건립하는데 약 3,000억 원의 시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2025년까지 일자리 11만 개, 혁신인재 1만 명, 온실가스 250만 톤을 감축하는 대구형뉴딜에 총 12조 원(국비 포함)을 투자한다.
4) 도로건설 : 대구시는 그동안 도로 일몰제와 지방비 부족으로 건설하지 못한 도로를 교통혼잡해소 명분으로 대형 도로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범안삼거리~황금고가교 도로 건설(시비 2,000억과 국비 800억, 총 2,800억), 매천대교~이현삼거리 도로 건설(시비 774억과 국비 469억, 총 1,243억)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3. 대구시의 2021년 본예산 일반회계 세입은 7조 3,572억 원이다. 이 중 지방세 수입은 2조 9,926억이고 세외수입이 1,160억 등으로 자주재원은 약 3조 원이고, 의존재원인 지방교부세와 보조금은 3조 5,735억 원이며, 나머지는 보존수입(순세계잉여금, 잔액)과 내부거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지방비 3조 원으로 각종 국비사업에 우선 매칭하고 지방재정법 등에 의한 의무 지출을 하고 나면 나머지 돈으로 부서별로 시책사업을 펼친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은 돈이 없다는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한된 지방비의 대구시 전체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고, 토건사업 등 무분별한 국책사업 유치경쟁을 면밀히 재검토해야 하고 그 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합의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대구시장이 필요하면 공론화 위원회 등을 만들어 여론몰이하면서 시민세금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토건사업에는 왜 공론 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는지 의문이다.
4. 코로나19 극복의 가장 핵심인 대구시 보건예산은 2021년 본예산 일반회계 대비 3.19%에 불과한 2,343억 원이고, 문화 및 관광 예산은 2,646억 원으로 이건희 미술관 건립 예산보다 작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재난·안전 예산은 1,278억, 상하수도·수질·대기 등 환경예산은 1,500억에 불과하다. 이건희 미술관 건립이 4~5년에 걸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단일 사업으로 엄청난 금액임을 알 수 있다.
5. 대구시는 대형 사업을 할 때마다 발표하는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고용유발효과, 더 나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감축효과 등을 한 번도 제대로 검증하여 증명한 적이 없다. 대구엑스코선과 대구산업선 건설에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4조 8,474억 원과 3만 6천 명 가량의 고용창출효과, 여기에 대구형 뉴딜의 일자리 11만 개를 합치면 더 이상 대구 경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또 굳이 이건희 미술관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 683억 원을 제시하며 2,500억 원 시비 부담을 내세워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것과 온실가스감축과는 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대구시는 설명이 없다.
6. 이에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의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 시비 2,500억 투입 반대 ▲최근 대구시가 발표한 생산·부가가치 유발, 고용창출효과 등 민관 합동검증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와 비슷한 대구엑스코선 건립 등 토건사업 중 양자택일 ▲시비 2,500억 원 보건·돌봄·기후위기 대응 예산 투입 ▲일정정도 규모 이상의 대형 국책사업 공모 시 시민공론화 과정 마련 등을 대구시에 강력히 요구한다. 그렇지 않고 대구시가 그대로 추진한다면, 이는 권영진 시장이 3선을 위해 시민세금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정치적 노림수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2021년 6월 2일
우리복지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