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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서면 인터뷰(8)] 코로나19 위기 속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20년 평가와 새로운 변화와 과제

많은 학자와 현장에서는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뉴노멀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 위기 속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시점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20년을 평가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현장 전문가 세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1. 2000년 10월 출범하여 올해 20년을 맞이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간단히 평가하면?

박송묵 : 국가가 빈곤의 사회책임을 인정하고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 권리(수급권)로 인정한 혁신적인 제도다. 점점 심화되는 양극화 상황에서 복지사각과 복지해이라는 양비론속에서도 새로운 답을 찾아가는 우리사회 건강성을 나타내는 시금석이다.

이병정 : 권리로서의 기본생활보장을 명시하고 생산적 복지의 개념을 현실화하여 적용해왔다는 측면에서 당초 생활보장제도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국가공공부조로서, 지난 20년간 사회적 요구에 맞춰 해마다 제도개선을 거치면서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국가의 사회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생각한다.

서승엽 : 절망적 빈곤에서 삶의 희망을 줄 동아줄로 알았는데 20년이 지난 오늘도 아직 가난을 부끄럽고 혐오스럽게 보는 사회적 인식의 배경에는 빈곤계층의 존엄한 생존의 책임을 여전히 개인에게 지우는 국가의 인식이 제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가족과의 불화를 역설하고 증명해야 하고 수급권 유지를 위해서 무능함을 증명하는 야만적 제도로 존재하면 존엄을 인정받는 안전망으로서의 기대할 수 없다.

2. 코로나19로 빈곤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와 자활사업은 잘 작동하고 있나?

박송묵 : 기초밖, 기초내, 자활사업 참여층이 조금 다르게 작동한다. 기초내 (자활사업 참여층)은 사회적 관심 속에 비교적 안전하게 보호받았다면, 기초밖 대상층(노숙인, 외국인 근로자 등)이나 차상위계층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서승엽 : 일상적 어려움으로 기존의 수혜를 보는 대상들은 코로나로 경제적 사정이 더 곤궁해지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차상위계층이나 위기적 상황에 놓인 빈곤층의 어려움은 더 가중되었다.

이병정 :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자활센터가 장기간 휴관되었으며, 취성패(?) 참여자들도 교육의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다. 지역자활센터 휴관으로 사업단 운영이 되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기존 거래처와 신뢰관계 유지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사업단 운영을 재개한 후에도 시장경제가 나빠져 사업단 운영에 어려움이 많으며, 자활센터 휴관기간 동안 급여는 지급되어 참여자들의 생계유지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3. 20년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여러 변화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는?

박송묵 : 단연코 부양의무 폐지는 높은 기대를 갖는 반면, 맞춤형 급여 전환은 기준선이 너무 낮아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예시한 모두 큰 변화지점들로 많은사회적 합의를 거쳐 이룬 결과들이다.

이병정 : 가장 큰 변화는 2014년 송파 세모녀 사건의 영향으로 2015년 7월부터 시행된 맞춤형 급여라고 생각한다. 선정기준을 최저생계비에서 기준중위소득으로 변경하고 각 급여별 선정기준 차등 적용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서승엽 : 맞춤형 급여라고 주장하나 실제 지원을 줄이는 국가재정 절약형 제도로 보인다. 부양의무자 폐지 문제는 장애인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철폐를 하겠다는 게 현 정부의 공약이었으나 실제로는 기족간의 불화조장형이나 몰염치 파렴치범 양산형 부양의무제 변경이다.

4. 아이러니하게 빈곤층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빈곤층의 죽음 위에 개선, 발전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서승엽 : 가족 특히 부모의 자살이 이제 뉴스의 한편을 메우는 일상적 현상이 되어 간다. 미안한 기족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그 죽음의 대가로 받는 생존
에 남은 가족은 남은 여생이 어떨지 정책 당국자가 모르지 않는다. 다만 국가가 책임지기 싫음을 형평성으로 강변하는 거 같다.

박송묵 : 빈곤문제를 선제적으로 예방, 보호, 구제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마련된 제도의 작동 여부, 신속한 재발방지책 마련에 주목한다. 특히 송파 세모녀는 부양의무제 폐지와 상병보험의 필요성을 제기한 아프지만 소중한 교훈이다.

이병정 : 안타까운 사건들이 제도 변화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끊임없이 미비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복지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앞으로도 이 빈틈을 메꾸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그리고 어떠한 제도에도 그에 따른 사각지대는 발생하기에 제도적 개선 노력과 함께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5. 지난 8월에 발표된 기초생활보장제도 2차 종합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이병정 : 20년간 유지해온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 측면에서 획기적인 부분이 있으며 이밖에도 1·2인 가구 보장성 강화, 각종 기준 완화 등전반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3년은 많은 부분에서 제도의 내실화를 다지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승엽 : 빈곤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 보다 조삼모사, 눈 감고 아웅하는식으로 정책의 확대를 과장하는 경향이 짙다. 덜 주면서 맞춤형이 되고 가족들에게 비용 강제징수 하면서 부양의무제 완화니 폐지니 선전하니.

6. 차상위 비수급빈곤층이 59만 명에 이른다.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 해소와 보장성 강화를 위해 재산(특히 차량)과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 방안은?

이병정 : 대구시 10월말 기준으로 기초생활보장을 함께 받는 차상위 수급자는 5만 5천명 정도이며 기초생활보장 없이 순수 차상위보장만 받는 대상은 2만 6천 명 정도다. 향후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됨에 따라 차상위보장에서 기초생활보장으로 편입되는 비수급 빈곤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송묵 : 내년 1월 시행되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을 주목한다. 문제는 일자리 마련이 어렵다. 뉴딜관련 새로운일자리 발굴이 필요하다. 시장진입 일자리에서 사회서비스, 공공서비스 제공 일자리 확보로 일상의 삶의 질 향상에 일자리 정책목표을 재설정되길 희망한다.

7. 지난 20년간 ‘빈곤예방과 탈빈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활사업을 평가하면?

박송묵 : 자활사업의 제도화과정, 사업 다원화, 인프라 확대 등은 높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자활사업의 정책적 목적(탈수급 성과 vs 빈곤과 배제로부터 탈출)의 경직성, 자활사업(참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병정 : 1996년 시범사업으로 출발한 자활사업은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과 함께 제도화가 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노동연계 복지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자활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교차하는데 긍정적 평가는 자활사업이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노동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통합에 일정한 기여를 한다는 것이며, 부정적 평가는 자활사업의 자활성공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긍정적 평가는 수치로 쉽게 드러나지 않고 부정적 평가의 낮은 자활성공률은 수치로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입장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지금까지 자활사업은 지속적인 변화를 겪어 오고 있다.

8. 근로능력이 있는 빈곤층에게 조건부 수급제도 적용의 충돌 지점은? 취업지원 자활사업을 다 하다 보면 정작 자활근로와 자활공동체(자활기업)의 주력 사업은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박송묵 : 자활사업이 공공부조, 사회보험, 사회서비스를 넘나들며, 복지정책의 전초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 내용을 주와 부로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자활사업의 다양한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이런 시범사업의 공과가 자활에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병정 : 자활사업의 제도적 위치에서 오는 한계라고 생각한다. 빈곤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해야 하는 자활사업이 최저생계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부조 내에 위치하다보니 자활사업의 제대로 된 자리매김을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활사업이 노동연계 복지정책으로서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는 일부 연구자들의 의견에 일정부분 동의한다.

9. 부양의무자 폐지시 근로연령층 자활참여 대상자는 약 25천 명 정도. 현재의 자활지원체계에서 감당할 수 있나? 생활안정(소득보장)은 가능한가?

박송묵 : 현재 자활근로(자활기업 제외) 전국 참여자가 26천명(게이트 제외)정도다. 센터 관리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한다. 현 체계 증원은 불가다. 대구 1300명 (기업, 게이트 웨이 제외) 수준에서 약 850명 정도를 공동 작업장 형으로 운영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병정 : 현재 지원체계로는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현재 참여자의 상당수는 근로능력평가 결과 근로능력 있음 판정을 받아 참여하게 된 경우이고 실제로는 질병이 있는 경우가 많아 근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소수의 근로능력과 근로의지가 있는 참여자들도 있으나 자활센터에서 그 두 부류의 참여자들을 아울러 사업단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자활센터의 종사자 및 전문지식 부족으로 사업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으며, 참여자들이 증가하면서 욕구도 다양해지고 그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와 상관없이 출근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므로 소득보장은 가능할 것이다.

10. 그렇다면, 생계급여를 받기 위해 조건부과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활사업의 대안은?

박송묵 : 자활대상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다. 자활사업 운영방식 변경(사회통합형, 탈수급형, 사회서비스제공, 시장수익형, 장기간 근로, 단시간 참여등), 유형 다원화, 다층 급여체계 등 욕구별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모색해야 한다.

이병정 : 일할 곳이 없어 자활사업을 찾았으나 실제로 취업으로 연계되는 사례가 많지 않고 자활근로사업단에 잔류하는 경우가 많다. 자활사업을 지역자활센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과 연계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

11.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충원되어 사회복지전달체계가 많이 개편되었다. 사각지대 발굴과 찾아가는 복지를 위해 현재의 복지전달체계는 잘 부응하고 있나?

이병정 : 과거의 복지전달체계와 비교해 보았을 때 현재의 복지전달체계는 현 시점의 복지수요에 가장 잘 부응하는 체계라고 평가 할 수 있다. 다만 체계의 뼈대는 잘 세웠지만 세부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많다. 체계 변화에 따라 관련 업무는 많이 늘었지만, 전문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 공무원의 복지직의 인원 충원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송묵 : 20년간 강화된 영역이다. 하지만 지원서비스 부재 및 미약, 복합문제 솔루션 체계 부족 등 한계 또한 상존한다. 수급자 병원간병, 장애인 그룹홈, 저장강박증 문제해결 등 현실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bottom-up 의사 소통 체계가 요구된다.

서승엽 : 행정시스템의 보강 없이 주민의 자발적 참여에만 기대는 경향이 늘어나는 거 같다. 빈곤계층의 발굴을 주민의 자발적 봉사에 맡기기보다 공공 행정력을 보완하여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12. 3세대에 걸쳐 빈곤 대물림이 심화되고 있다. 장기수급자의 탈수급 방안은?

서승엽 : 일정한 경제 수준 도달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가계경제 회복 지원 프로그램 같은 희망적 정책이 있으면 모를까 얼마 이상 소득이 있으면 탈락시키는 제도는 근로를 통한 빈곤 탈출을 오히려 방해한다.

박송묵 : 부의 세습과 빈곤의 대물림은 같은 위상이다. 금수저, 흑수저의 논란도 동일하다. 해소의 시발은 법률이나 정책영역 보다, 시민, 사회단체의 몫이 더 크게 보여진다. 자활은 몇년전부터 수급층 청년대상으로 청년특성, 욕구중심으로 ‘청년자립도전’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병정 :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자산조사를 통해 지원대상자를 엄격하게 선발하는 잔여적 복지제도로 전적으로 정부 재정에 의존하기 때문에 납세자의 동의가 중요하고 제도의 형평성과 효과성 그리고 합리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탈수급 문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유지 및 확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실에서 여전히 중요한 정책현안이다. 장기수급자의 탈수급은 본인들의 자활의지도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환경적이고 제도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며, 가장 큰 요인은 근로능력자의 취업이나 근로소득 증가보다 교육비나 주거비 같은 가구단위의 지출 부담 정도가 탈수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과도한 지출을 야기하는 부분을 해소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취업 잠재력이 높은 수급자가 취업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취업 잠재력이 낮은 수급자가 복지급여를 받으면서 취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3.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 20년을 맞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박송묵 : 20년 전 제도 수립시 국가와 사회의 역할, 국민으로의 최소권리, 고통분담, 노동가치의 새로운 해석, 지역 공동체 구축 등을 재조명했다면, 국가사회의 비상시 약자 우선 보호라는 사회적 정의를 재조명 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수용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때다.

서승엽 : 빈곤의 탈출은 오늘의 수입이 생계급여보다 많다고 당장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민들이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급으로 나태해질까 경계해서는 더욱 안 된다. 오히려 이 지원이 과연 빈곤을 탈출할 수 있을 만큼의 성과가 될 때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지원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철학이 필요하다.

이병정 : 올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폐지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사회적 요구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변화·발전해 나가면서 마지막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0년 12월호 통권 2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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