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사회경제적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코로나19 현실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 문제를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했다.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주신 세분께 감사드린다.
1. 올 2월 이후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아동학대 신고 추이는?
권수현 : 대구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까지는 매년 증가 추세였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동권리보장원의 자료에 따르면 ‘20. 1~3월 전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6,8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36건) 보다 449건(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준 : 최근 언론에 「"집이 무서워요"..코로나19 틈탄 ‘아동학대’ 증가」라는 보도를 보면, 올해 8개월간 신고 건수 1만159건으로 지난해 9698건보다 많고 아동학대 판정 검거 건수도 지난해보다 539건 증가했고 코로나에 아동학대 예방대책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간경기, 2020.9.25.
http://www.1g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402)
2. 코로나19로 관련 시설, 기관 등은 휴관하여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코로나19 전과 후의 변화된 부분은 무엇이고 실효성은?(비대면 서비스, 관련 시설 기관, 쉼터 등 운영과 지원 현황 등)
권수현 :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지역아동센터 등 시설에 대한 휴원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아동에 대한 긴급돌봄 체계는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약 50%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아동돌봄 체계를 구축하고자 대구시는 학교와 지자체, 민간이 협력하는 대구형 온종일 돌봄체계를 용역 중이며, 2021년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영준 : 학교의 경우 현재까지도 도서관이 개방되지 않고 있으며, 수업 시간에도 모둠활동이나 과학실험 등이 제한되고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 연주, 체육수업 중 게임 활동 등 많은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
p align="justify" style="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
3. 아동학대 피해자가 코로나19에 감염 또는 밀접접촉 되었을 경우 대응책은?
박영준 :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에서 처리하게 되어 있어 학교에서는 별도의 대응책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권수현 : 확진 판정을 받은 아동학대 피해자는 일반 확진환자와 같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게 되며, 퇴원 후 아동학대 피해자 쉼터 등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 밀접 접촉자는 자가격리 대상이며, 학대 행위자가 보호자이면서 분리 조치가 필요할 경우 일시호보시설 등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여 격리 보호할 계획이다(현재까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밀접접촉한 아동학대 피해사례는 없음).
4. 특히, 초등학교 입학 이후 선생님과 친구 등에 의해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방임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어린이집/유치원, 학교 휴원 등으로 가정 내 아동학대가 증가했다고 한다. 코로나19와 아동학대 발생 추이 상관관계는?
권수현 : 학교, 어린이집 등의 휴원으로 신고 의무자의 신고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실제 가정내 아동학대가 증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와 아동학대 발생추이 간의 상관관계는 언급하기에 이른감이 있다.
박영준 :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여 아동학대 신고 건수의 경우 가정 내에서 이루어진 경우가 증가하고 학교 등 기타의 경우 줄어든 것으로 보아 코로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5.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가정이고, 발견과 신고는 상당 수 학교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휴원과 등교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박영준 : 현재까지도 상황에 따라 가정에서의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되고 있고 대부분 학교의 경우 등교 시에도 단축수업 형태로 학교생활이 이루어지다 보니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유무선으로 학생 및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하지 못하는 가정의 경우 원격수업 기간에는 ‘긴급돌봄’,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이 병행되는 기간에는 계속 등교하여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프로젝트 제너레이션...
코로나19로 인한 아동 삶의 영향(세이브더칠드런, 2020.9.10)
6. 최근 발생한 ‘라면 화재’ 형제 사건은 처음에는 등교하지 못한 형제가 끼니를 때우려다 변을 당한 안타까운 사고로 알려졌지만, 그 뒤에 ‘학대’ 정황이 나오면서 코로나 시대 ‘방임학대의 그늘’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권수현 :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아동 긴급돌봄을 실시하고, 여성가족부에서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보호자가 돌봄을 거부할 경우 강제로 보호 조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안타깝다. 법 개정과 더불어 보호자 및 신고 의무자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예방 교육과 대시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참고로 대구시는 코로나 시대 방임학대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고위험 대상 아동 1,145명(장기 결석, 건강검진 미실시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3세 이하 아동 전수조사도 10월에 실시할 예정이다. 전수조사 후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승무 :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방임학대가 자행되었고, 코로나 상황에서 여건과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본다. 방임학대가 경미했거나 없는 가정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여건과 상황이 악화되어 발생할 개연성이 많아지고 있다. 결국 코로나로 인해 ‘방임학대의 그늘’이 더 짙어지고 넓어질 수밖에 없다.
박영준 : 코로나로 인해 학대 받는 아이들이 더 늘어났다고 보기보다는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대 상황이 더 많아지고 심해졌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한 것 같다. 사회에 어려움이 닥칠수록 취약 계층들이 더 소외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들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7. '천안 아동학대 사건' 등과 같이 강제적인 피·가해자 분리가 안 되어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아동보호법과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해당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되었다. 재발 방지 대책은?
박영준 :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경우 가해자인 부모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등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난다. 가정이라는 폐쇄성으로 인해 학대 행위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므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매우 중요하다. 관련 법령 개정 및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권수현 : 사법적 판단기준과 행정처분의 기준이 다른 경우 보호자가 이의제기 시 현장에서 아동을 분리 조치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관련 법과 지침 정비를 통해 현장에서의 혼란을 줄이고, 아동학대 정황(의심)이 드러날 경우, 원가정 복귀보다 일시 보호조치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김승무 : 학대, 폭력 등의 경우 피/가해자 분리가 피해자의 안전, 안정을 위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함에도 가정 또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다시 피해자를 가해자에게 돌려보내어 비극이 반복되고 있는데, 피해 아동의 안전, 안정을 위하여 폭력/학대 등의 경우에는 강제분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 JTBC(2020.6.11)
8. 정성호 국회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아동학대가 심각하게 진행되기 전에 사전에 이를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 의심 신고에 대한 출동·조사 내역을 교육기관과 지자체에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박영준 : 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보호가 확대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공유되는 정보의 범위나 처리 과정 등에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권수현 :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교육청, 경찰청, 지자체 간의 정보공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개정법률안은 아동 학대 예방과 학대 우려 아동 발견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 8월 4일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징계권이 삭제된 민법915조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5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신설되었지만, 민법의 징계권이 아동 학대사건 미처벌의 핑계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 민법 제915조(징계권)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
김승무 :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얘기가 있듯이 이제 이 시대에 맞게 민법 조항도 개정되어야 한다. 존속폭행의 경우 가중처벌되는데, 아이들은 해당되지 않으니 아동보호법과 아동복지법을 수정/보완해서 존속폭행에 준하게 강한 처벌을 해야 한다. 항거 능력이 없는 아동을 폭행, 학대하는 경우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 일반법인 민법보다 특별법인 아동복지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함에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것은 사법기관(경찰,검찰,법원)이 아직도 권위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온정주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민법조항은 핑계라고 생각한다.
박영준 : 이 부분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 부모의 징계권 삭제가 가정 내 아동학대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부모의 자녀교육에도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권수현 : 아동은 어떤 환경에서든지 신체적, 정신적, 성적으로 학대를 받아서는 안되는 고귀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민법과 아동복지법 간에 상충되는 조항을 재정비하여 아동에 대한 일관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10. 코로나 시대에 맞는 대구시(지자체)와 대구시교육청,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대응과 연계방안이 새롭게 요구된다. 연계는 잘 되고 있는지? 코로나 시대 대책은?
권수현 : ’20. 9. 10 광역아동보호전담기구를 구성하여 대구시-교육청-경찰청-아동보호전문기관과 아동보호를 위한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초지자체는‘아동학대대응 정보연계협의체’) 그리고 코로나19 통합방역대책단 회의와 코로나19 범시민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아동돌봄 정책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협력체계 운영을 통해 향후 아동학대 및 위기아동 조기발견 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내실있게 추진 할 계획이다.
박영준 :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은 신고 의무자다. 학교 차원에서 사건을 은폐,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 여부도 판단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전문기관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신고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아동학대가 의심될 경우 즉시 신고하는 것이다.
11. 민간 기관에서 수행하던 아동학대 조사업무를 전담공무원에게 맡겨 공공성과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정부아동학대 대응 체계 및 보호 체계 개편 방안에 따라 정부의 아동학대 조사 공공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경과와 기대효과는?
박영준 :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현장 조사와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지자체의 전담팀에서 담당한다면 좀 더 신속하고 책임 있는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수현 : 지난 10월 1일 부터 아동학대조사 공공화 시범사업이 시행되었으며,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선도지역인 달서구(3명)와 달성군(2명)에,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전 구·군에 11명이 우선 배치되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력하여 아동학대 현장조사 및 보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21년까지 아동학대전담공무원(34명)과 2022년까지 아동보호전담요원(33명)을 배치 완료 계획이며, 현재 지자체, 경찰청,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유기적인 연락체계를 구축하여 추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아동보호의 실질적 주체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아동의 권리와 안전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2,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마무리 말씀
권수현 : 코로나 시대에 변화된 아동학대 관련 상황에 대해서는 향후 면밀한 분석과 그에 따른 맞춤형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20.10.1 시행된 공공 아동보호체계가 조기에 정착되어 아동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
김승무 : 코로나로 인해 ‘방임학대의 그늘’이 더 짙어지고 넓어지는 상황에서 가장 사회적 약자인 아동들이 방임학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관련 법들도 수정/보완되고, 사회적 분위기 특히 사법기관의 인식변화와 함께 우리 주변의 아이들이 방임학대의 고통 속에 있지 않은지 관련기관 뿐만 아니라 이웃의 관심과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박영준 : 처벌을 강화하는 것으로 만으로는 아동학대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가 학대받는 아동들을 보호하고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더욱 확충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0년 10월호 통권 27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