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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긴급 좌담회(2)] '코로나19' 사회경제적 위기, 대응과 대안은?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는‘ 코로나19, 사회경제적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전문가 두 분의 서면 인터 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엄창욱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와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께 감사드린다.

1. 코로나19는 보건의료의 문제를 넘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전 분야로 파급되고 있다. 특히, 대공항 이후 최악이라고 하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있다. 세계 경제 전망은?

 엄창옥 : 1930년대의 세계대공황 원인이 수요부족에 있었다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 노동력 및 제품 이동 금지가 장기화됨으로서 글로벌 공급사슬이 중 단되면 공급 부족에 의한 세계불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수요 중단이 내수 수축으로 이어진다면, 공급-수요 양축의 수축으로 공황의 진폭을 더욱 크게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 지구적 공급 충격을 가져올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봐야 된다. 이 재난이 얼마나 장기화되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다만 그 위험성을 주목하고 다기화된 국제분업체제의 복원을 위한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임운택 : 일부에서 U자형, V자형 반등을 기대하기도 하고, 일부는 L자형 전망을 하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경기순환적 등락보다는 자본주의의 생산체제의 구조조 정과 관련된 대전환(Great Transformation)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001년 다컴 버블, 2008년 대침체, 2015년 중국경제 위기 등 경 제위기 주기가 짧아지고 있으며, 위기의 규모도 커지는 추세에 있어, 비록 이번 경제위기가 경제외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된 것이긴 하나 생산의 중단을 초래할 만큼 강력해서, <코로나19> 이후의 위기국면이 꽤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2.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극복 사례로 칭찬을 받던 한국이 사회경제적 대응에서는 한국 관료주의에 발목 잡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적 대응의 평가와 전망을 하면?

 임운택 :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지표상의 수치는 나쁘지 다. 저성장의 시대에 세계 7번째로 30-50(소득 3만불, 인구5천만) 클럽에 가입했고, 고용의 질과 임금 격차 부분도 일정하게 개선되었다. 소위 말하는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이를 가리고 있지만, 성과는 성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관료의 발목잡기의 주원인은 무엇보다 여전히 긴축정책의 망령에 사로잡혀있는 기재부인데, GDP대비 국가채무수준이 IMF 최우등생 수준인데도 아직도 확장재정에 소극적이다. 이는 결국 불로소득자들(금리생활자)의 이익에 봉사하겠다는 논리 로 기재부가 오히려 사회경제정책의 개선에 걸림돌이 되 고 있다. 현재 상태의 기재부는 국가 경제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엄창옥 :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방식의 대전제는 「개방성(openness)」에 있다고 생각한다. 4.15총선 과정 중에서 중국국경을 봉쇄하지 않았다고 ‘이 나라가 중국을 위한 나라냐’며 야당의 야멸찬 비판이 있었지만, 총선 결과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개방성에 기반을 둔 정책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 개방성의 개념에는 국경의 개방도 있지만, 질병 정보의 투명성, 인적·물적 흐름의 개방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부로서는 참으로 힘 든 결정이었지만 일관성 있게 개방성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일반 시민이 재난극복에 동참할 수 있는 여지가 열렸고,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3. 코로나19 위기는 자본주의 위기와 중첩되어 심각 하게 나타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생산방식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은?

 임운택 : 새로운 생산방식 구축의 변화는 사실 이미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알려진 디지털 전환(디지털 경제)이 그것이다. 아마도 포스트 코로나 시 대에 디지털 전환이 매우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 된다. 이미 대통령도 디지털 뉴딜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고용없는 산업구조조정(자동화, 기계화, 등)을 의미한다면 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자율주행이나 AI의 환상에 빠져 우리 세계가 벌써 마이너리트 리포트와 같은 영상의 세계로 전 환될 것이라는 상상은 착각이다. 고령화시대에 생산성 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은 필요하지만, 기계와 사람의 협업이 없는 디지털화는 재앙이 될 뿐이다.

 엄창옥 : 우리는 오래전부터 ‘사회 복원력(social resilience)’ 관해 논의해왔다. 경제학에서 효율성의 최적화를 의미하는 ‘일반균형’의 특성은 외적 충격에 취 약하여 복원력이 없는 균형이며, 만일 균형으로 수렴한다 하더라도 장기(長期)에나 가능한 균형이다. 사회 복원력을 높이는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위기사회의 대응책이다. 삶의 단위를 작게 해야 한다. 우회생산의 길이를 짧게 해야 한다. 자동차, 건설과 같은 거대 경제 뿐만이 아니라 육아, 교육, 식품과 같은 생활 경제의 중요도를 높여야 한다. 즉 공동체 단위의 경제구조가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대규모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전된 엄청난 전기가 까마득한 송전철탑을 통해 전국으로 연결되는 중앙집중식 발전방식을 극복하기 위하여 마을단위의 태양광발전소를 세우고 이들이 전국으로 연결되는 분산형 발전양식이 제시되고 있는 것처럼 ‘국지적 균형’의 생산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4. 고용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를 빌미로 구조조정과 고용유연화, 해고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위협이다. 어떻게?

 엄창옥 : <코로나19>의 위기는 경제 외적(外的) 충격에 의한 경제 흐름의 일시적 수축이므로 해고·전업과 같 은 구조조정보다는 고용유지·R&D 혁신과 같은 경제 생태계의 유지가 장기적 정책으로 적합하다. 그래서 자본주의 시장은 단기적(短期的) 존재이므로 경기가 어려 우면 해고를 하고 경기가 활황으로 변하면 고용을 늘이 는 것이 기본원리이다. ‘어렵지만 같이 가자’ 하는 것은 시장원리가 아니고 공동체 원리이다. 그래서 시장에는 개인만 있을 뿐 공동체는 없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국가를 소환해냈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 상황에서 국가의 책무는 경제 생태계, 사회 안전망의 복원과 유지에 있다. 동시에 재난극복에는 국가를 넘어 사회공동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이번에 확인했다. 자발적 방역과 따뜻한 치유는 관료적 국가가 아니라 이웃공동체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운택 : 단기간에 심각한 고용위기가 불어닥칠 가능 성이 있다. 이미 지난 3월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대비 22만명 줄었는데,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고용위기는 점차 더 심각해질텐데, 무엇보다 특수고용 노동자, 문화예술인, 일용직 노동자 등이 위기의 직격탄 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정책에 이미 반영은 되어있지만, 고용유지와 실업부조에 대한 보다 큰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산업구조조정에 대비, 실업급여와 함께 직업훈련, 전직훈련 등 자립을 위한 고용정책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5. 코로나19와 기후환경은 밀접하다. 개발과 성장 중심주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기후환경 위기에 대한 대책은?

 임운택 : 기후환경문제도 이미 코로나 이전에 발생한 문제이다. <코로나19>로 생산이 중단되면서 자본주의의 기후환경이 개선되는 역설적 상황마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그린뉴딜이 시대의 당면과제가 되고 있듯 산업구조조정과 정에서 생태친화적인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엄창옥 : 우리 사회에서 경제개발과 환경보존은 늘 상충관계에 있어 왔다. 그것은 우리의 생산체제 자체가 자연에서 생산재료를 채취하여 생산하여 사용하고 자연으로 폐기하는 ‘일방향 체제’였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이 생산체제가 하나뿐인 지구를 파괴한다는 경고는 오래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이를 외면해왔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지구 생태의 파괴가 우리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체험했다. 이제 정답은 바뀌었다. ‘바보야 정답은 경제야’가 더이상 아니다. 바보야 정답은 생태야!

6. 포스트-코로나 이후 시민이 감내해야 할 고통은 심각하다. 가시밭길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까?

임운택 : 코로나 방역대책은 정부의 결단(투명성 유지과 빠른 대처),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시민적 협력이 이룬 성과이다. 그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동선추적과 같은 대책이 다른 상황과 조건에 적용되면 대단히 우려스러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가피한 통제상황임을 감안해야지, 이러한 원칙을 과도하게 일반화하면 부지불식간에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권과 자유권)에 대한 통제를 허용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엄창옥 : 코로나 이후가 더 걱정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을 기억하고 새로운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최근에는 ‘비대면(uncontect) 사회’가 언급되고 있고, ‘디지털플렛폼 사회’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사회는 더욱 더 양극화될 것이며, 전통적인 사회공동체는 붕괴될 것이다. 이 길이 인류가 가야 할 길인지를 담론화 해야 할 것이며, 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교육 확대와 사회안전망 구축이 긴요할 것이다.

7. 경제적 재난을 당한 국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재난지원금의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에 대해 어떻 게 생각하나?

 엄창옥 : 신속함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의 자발적 기부를 전제로 한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은 정부의 깊은 고민 끝에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실험이다. 이 문제만은 정쟁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임운택 :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여 필요한 조치라 보인 다. 그간 중소자영업자나 노동자들은 너무나 어려운 상 황을 감내해야만 했으므로 생존을 위해서 시급한 조치 이며, 나아가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민경제 활성화 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8. 코로나19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본 지역이 대구다. 대구시의 사회경제적 대응을 전망하면?

 임운택 : 글쎄다. 대구시는 지난 십수 년 동안 GRDP 전국 최하위권이었는데, 이번 코로나 위기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대구시의 안 이한 경제·산업정책을 다듬을 기회이기도 하다. 대구가 과거 중앙에 배출한 자랑스러운 인재가 선거출마. 관혼상제 행사 빼고는 대구에 거의 돌아오지 않는다. 중앙정부만 쳐다보는 경제·산업정책이 벌써 관행이 되었지만, 어느 정부에도 성공한 바가 없다. 이제는 시가 스스로 지역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지, 외부에 거주하는 성공한 지역민의 대구 투자는 제대로 유치할 수 있는지 돌아보고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엄창옥 : 코로나 위기 속의 대구는 위대했다.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렇게 시민적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이 고난의 행군에 대구시민이 자발적 참여로 동참했고, 전국적 연대 를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구는 소상공인의 비중이 높고 한계상황에 있는 소기업도 많다.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적 접근으로는 해법이 없다. 지금까지 그래 왔다. 이제부터는 사회문화적 길을 모색해야 한다. 생태적 길을 모색해야 한다. 연대와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 다. 공생의 길을 시민의 힘으로 열어야 한다. 이것이 대구 100일간의 추억이다.

추가 질문 : 포스트-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적 연대, 협력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 방안은?

임운택 : 어려운 일이다. 이번 일로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도 마치 중세의 성곽도시처럼 문을 닫아거는 일을 자행함으로써 국제연대의 근간을 깨트렸다. 이처럼 깨트려진 신뢰가 복원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나아가서 인종차별, 이주민에 대한 불신은 앞으로도 심화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국가간 협력체계 가 아닌 이상 국제협력은 우리나라 내부에 있는 이주민 들에게 더욱 따듯한 손길과 관심을 내보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20년 5월호 통권 272호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20-05-20(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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