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더 늦기 전에 1인 가구 긴급생계지원금 기준을 현실화하여 재공지하라.
우리복지시민연합은 극심한 피해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대구시민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구시의 긴급생계자금 지원기준을 수정하여 배제되는 이를 최소화할 것을 제안했고(3.27.보도자료), 이후 이 부분의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어 대구시도 한때 수정을 고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4월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긴급생계자금 1인 가구 지급 기준 수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당초 5인 가구를 기준으로 발표했다고 5인 가구 이상 가구의 기준을 제시한 것밖에 없다. 대구시의 긴급생계자금 지원 신청은 5월 2일까지다.
-. 전체가구수(A) ; 통계청 2018년 자료 / -. 2020년 최저임금 : 1,795,310원
* 긴급생계자금 지원대상은 중위소득 50~100%. 50%이하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 대상.
[1인 가구 지역건강보험 가입자 형평성 문제]
대구시의 기준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1인 가구다. 1인 가구 중위소득은 최저임금 이하이고,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13,984원에 불과해 상당 부분 탈락하거나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을 경우가 매우 높다. 대구시의 기준인 중위소득 50~100% 사이의 1인 가구 중 몇 명이 대구시의 긴급생계지원금 기준에 부합할지 의문이다.
직장과 달리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보험료를 본인이 모두 부담하는데, 1인 가구 지역가입자의 기준 13,984원은 그야말로 최저보험료이다.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2018년 7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개편되어 연 소득 500만 원 이하 생활고에 시달리는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를 종전 5만 원 정도에서 13,984원으로 낮춘 결과다. 즉, 가족구성원들의 소득·재산을 확인해보니 연 500만 원의 이하일 경우 실제 얼마를 버는지 수입을 확인하기 어려워 성별·연령 등으로 생활 수준이나 경제활동 가능성을 ‘추정’하여 매긴 소득일 뿐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보험료 부과체계로 송파 세모녀도 한 달에 5만 원 정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사건 이후 빈곤층을 위해 낮춘 건강보험료가 코로나19 재난 지원금을 받는데 느닷없이 기준으로 제시되어 고통받는 시민의 발목을 잡고 있고, 대구시는 보건복지부 기준이라며 수정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복지연합은 대구시가 이 기준을 계속 고사할 경우, 직장과 지역가입자 간의 형평성 문제, 지역가입자의 배제문제로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통계청의 2018년 대구시 1인 가구 비율을 보면, 269,903가구로 전체 957,516가구의 28.2%를 차지한다. 대구시 지원기준에 의하면, 전체 1인 가구 중 48.8%인 131,753가구가 지원받게 되어 50%에 이르는데, 이들의 소득이 연 500만 원 이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구시의 1인 가구 기준은 전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 행정편의주의의 산물이다. 결과적으로, 대구시는 빈곤층의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 정책을 아무 고민 없이 그냥 수용해놓고 지금 와서 기준을 수정할 수 없다며 제도탓으로 돌리는 얄팍한 꼼수를 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개별 구제하는 방식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고무줄 적용 우려]
대구시는 5월 2일까지 긴급생계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으며, 4월 10일부터 5월 19일까지 이의신청을 받는다. 대구시는 “지금 기준을 따로 바꾸어야 할 특별한 기준을 찾기 어렵다”고 하면서 왜 이의신청을 받는가? 그냥 제시된 기준대로 하면 되지. 대구시는 코로나19로 건강보험료에 반영되지 못한 소득 급감을 소명하면 하나하나 개별 구제를 하겠다는 것인데, 대단히 문제가 많다. 이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개별로 구제하는 방식이라 고무줄 적용 여부와 기준을 보고 신청을 안 한 사람과의 형평성 시비 문제 등을 낳을 수 있다. 이는 행정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의신청을 걸러내는 ‘위원회’가 있다고 하지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하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도 얼마나 수용할지 의문이고, 만약 여기에서 개별 적용 기준을 변경한다면 형평성 시비를 불러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복지연합은 더 늦기 전에 1인 가구에 대한 가혹한 대구시의 긴급생계지원금 기준을 완화하여 생활고를 겪고 있는 시민들을 최대한 지원하는 방안을 찾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코로나19 늑장 대응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대구시가 현재 기준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고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복지연합은 대구시 긴급생계지원금 등 모든 과정을 철저히 모니터할 것이다.
2020년 4월 16일
우리복지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