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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초점]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누가 수사하느냐에 따라 고무줄 수사가 되어서야...

▲ 구미경찰서, 대구MBC

이샛별 _ 우리복지시민연합 활동가

 경북 구미 고아읍에서 어린이집 학대 사건이 최초 보도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아동 학대는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지만, 이 사건은 올해 3월 들어 경찰의 부실, 축소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일파만파 확대되었다. 처음에는 고아읍의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부실 수사논란이 지금은 3곳으로 늘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경찰 수사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사건은 대략 이렇다. 어린이집에서 학대 사건이 일어났고,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여 학대 혐의가 있는 교사 2명을 검찰로 넘겼다. 피해아동은 총 5명에 76건의 학대의심 행동이 있었다. 검찰은 신체적 학대가 아니라 정서적 학대로 보고 가정법원으로 이 사건을 넘겼다. 교사2명이 보호처분으로 마무리 될 뻔 한 이 사건은 2월 15일,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1차 심리에서 피해자 측이 신체적 학대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자, 부모가 증거를 직접 보고 학대 행위가 담긴 CCTV 장면을 제출하라고 재판부가 제안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재수사 후 드러난 학대 실체는 경악스럽다. 심한 학대가 일어났던 날의 CCTV는 증거에서 아예 제외되어 있었고 당초 피해 아동이 5명에서 9명으로, 학대로 의심되는 사건은 76건에서 300건이 넘었다. 이에 대해 검·경은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고 변명을 했으나 피해 아동의 학부모들의 항의로 구미경찰서에서 경북지방경찰청으로 교체되어 수사를 하고 있다.

 이 사건이 커지자 구미의 다른 어린이집 두 곳에서도 검·경의 사건은폐·축소 사실이 드러났다. 어디서 많이 본 사건이다. 앞의 사건과 비슷하다.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학대 건수가 축소되거나 누락되었고 신체적 학대가 아니라 정서적 학대로 인정했다. 또한 구미경찰서와 대구지법 김천지청이 사건을 맡았고 부실수사 논란이 일자 경북지방경찰청이 2곳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재수사 하겠다고 나섰다.

 이 사건의 본질은 검·경의 빈약한 인권감수성과 무능력이다. 경찰은 부모들이 보기에 명백한 학대 의심 장면을 아무런 의심 없이 넘겨 빈약한 인권감수성을 보여주었고 검찰은 피해자 조사를 하지 않고 외부 전문가 의견을 듣지도 않았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쉽게 신체적 학대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도 검·경의 무능력 덕에 사건이 여기까지 오게되었다. 그 사이 피해 아동과 부모들이 겪었을 정신적 피해와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을 것이다. 이들 3곳의 어린이집 피해 학부모들은 최근 연대를 구성해 공동대응하기에 이르렀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아동학대, 특히 신체적 학대에 대한 상이한 법원 판례도 문제다. 수사 과정의 부실과 소극적인법 적용은 재판과정에서 아예 다툼의 여지를 제거한다. 법적인 ‘신체적 학대’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신체적 학대’의 괴리감도 존재한다고 검·경은 주장하지만, 전문가의 신체적 학대 지적을 무시한 것은 검찰이었다. 출혈이나 골절이 있어야 신체적 학대로 인정하는 검·경의 소극적인 수사로 이 사건은 모두 정서적 학대로만 인정했다. 아동복지법상 학대의 개념을 보다 강화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2개월치 CCTV를 검·경이 꼼꼼하게 보지도 못했지만, 설령 봤다고 하더라도 이런 인권의식으로는 아동학대 상황을 제대로 찾아낼 리 없다. 피해 학부모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CCTV를 못 봤다고 증언하고 있듯이, 피해 아동의 입장에서 학부모들의 열람권을 어느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허용할 것인가도 과제다. 고아읍 사건처럼, 재판과정에서 판사에 요청으로 피해 학부모들이 CCTV를 보지 못했더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이런 사건은 전국적으로도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MBC는 부산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건을 보도하면서, 어느 경찰과 검찰을 만나는가에 따라 고무줄처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음을 지적했다. 당초 구미경찰서는 학대건수의 축소에 대해 경찰과 피해 학부모들의 온도차가 있다고 했지만, 경찰 간에 온도차가 더 커 보인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경찰은 사건이 계속 확산되자 부랴부랴 부실 수사를 인정하고 사건을 경북지방경찰청으로 넘겼다.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검찰이다.

 구구절절 적어 검·경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역지사지 하는 마음과 피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라는 정말 기본적이고 단순한 부탁을 하고 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의 핵심은 CCTV다. 그동안 수사를 이렇게 해 왔다는 것인데, 미처 드러나지 못한 아동학대 사건이 얼마나 더 있었을지 우려가 앞선다.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서 얼마나 많은 아동들이 피해를 입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사건이 은폐·축소되고 보호감찰 등 솜방망이 처벌로 풀려난 보육교사들은 또 어디서 학대를 저지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보육교사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 노력해야 하고, 만약 학대를 했으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구미 고아읍 어린이집 학대 사건 피해 부모들은 다음달 5일에 열리는 2차 심리에 추가로 발견된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기로 하고 다른 어린이집 2곳의 아동학대 피해 부모들과 함께 ‘피해부모연대’를 결성해 가해 교사와 원장, 부실 수사에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제 검·경이 여기에 화답할 차례다.

▲ 피해아동 학부모 기자회견, 대구MBC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9년 4월호 통권 259호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19-04-08(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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