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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사망한 북구 일가족은 긴급복지대상, 더 이상 현행법에서 지원할 수 없었다는 거짓말을 하지마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탓하며 그 뒤에 숨은 행정당국, 사망한 북구 일가족은 긴급복지지원대상이었다. 찾아가는 복지에 실패한 사회복지전달체계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라.
‘정부와 대구시, 북구청은 더 이상 현행법에서 지원할 수 없었다’라는 거짓말을 하지 마라.

2019년 12월23일 성탄절 이틀 전, 대구시 북구에서 일가족이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일이 벌어져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정부와 대구시, 북구청은 그동안 줄기차게 찾아가는 복지, 맞춤형 복지를 외치던 것과 달리 정작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찾지 못했고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었지만 이 사건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보도자료)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이들 기관들은 “소득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현행 복지 법의 범위 안에서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라는 일관된 답변만 내놓고 있다.

그래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생활고로 인한 북구 일가족 사망사건을 복기했다. 과연 이들은 현행법 상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는지를 언론과 대구시에 확인한 내용을 종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은 생계곤란 등의 위기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신속하게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법」의 대상이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위기상황에 처한 사람을 찾아 내어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하지 못했다.

정책당국자들은 위기가정에 대해 우선적으로 긴급복지지원을 하고,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여부를 판단한다고 하지만, 사회적 충격이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긴급복지지원법은 쏙 빼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전면에 내세워 제도의 대상이 아니므로 국가와 지방정부는 어쩔 수 없었다며 면피해 온 것이다.
  
<표1> 북구 일가족 사망 관련 언론보도와 대구시 확인 현황 

   ▷ 가족 : 4인가족(40대 부부와 초·중학생 2명)
   ▷ 수입 : 남편은 10여년전 사업실패로 수입이 없으며 부인 200만원  * 부인 2개월전 실직
   ▷ 차량 : 영업용 차량 2대(2002년 71만원, 2007년 200만원원),
          일반 차량 1대(2013년 1,020만원) → 총가액 1,300만원
   ▷ 주거 : 66m²(20평)짜리 빌라,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35만원 * 2013년 이사
   ▷ 부채 : 금융기관 대출 600만원(금융대출 390만원, 신용기관 234만원) 포함
          → 1억에서 1억5천만원 채무
   ▷ 정부(북구청) 조사 : ① 2013년 차상위계층 신청했으나 소득으로 인해 탈락
   ② 2019년 3월 재산, 소득조사 : 차량3대(총가액 1,300만원0, 270여만원 소득 등 1,500만원 소득으로 2016년 자녀 방과후 수업료 지원 중단

 

이에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분석한 이 사건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정책당국의 책임 면피용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방패막이로 이용했다.

우리나라 빈곤정책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긴급복지지원법’, ‘의료급여법’에 의해 시행된다. 이중 핵심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다. 사망한 북구 일가족의 경우 재산을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상의 수급자는 될 수 없었다. 부채 등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재산으로 잡아 소득으로 환산하는 악법조항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책당국자들은 2019년 3월 조사에서 차량이 3대이고(총가액 1,300만원) 부인의 수입으로 총 1,500만원 정도의 소득이 있어 지원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말은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상으로 맞다. 그러나 정책당국자의 말은 이것이 전부다. 따라서 빈곤층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양의무자 폐지와 더불어 가혹한 재산기준은 대폭 손질해야 한다. 2019년 3월 정부의 소득재산조사에서 차량이 소득으로 잡혀 2016년부터 자녀가 받고 있던 방과후 수업료 지원마저 끊겼다는 보도에 우리는 주목한다.

2. 정책당국자들은 긴급복지지원법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왜?

긴급복지지원법 제4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는 위기가구 발굴 및 지원 등을 명시하고 있다. 위기상황에 처한 사람 등의 지원요청 또는 신고가 있는 경우 담당공무원 등의 현장확인(접수 후 1일 이내)을 통해 긴급한 지원의 필요성을 포괄적으로 판단하여 우선지원(추가 1일 이내 총 48시간 이내)을 하고 이후 소득, 재산 등을 조사하여 지원의 적정성을 심사한다. 즉, 빈곤층의 현장 생활상태를 최대한 반영하여 지원하되,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로 선정하거나 긴급복지대상자도 아닌 경우 민간기관에 연계한다. 그러나 2014년 2월 송파 세모녀 사망 사건 이후 빈곤층의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법이 개정되고 제정되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사건 발생 때마다 지원요청이나 신고(접수)가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책임을 피해가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이 지금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사건은 행정에서 찾지 못했고, 당사자들의 요청이 없었을 뿐이지 북구의 일가족은 긴급복지지원대상이었다. 한마디로 찾아가는 복지의 실패다.

<표2> 긴급복지 지원제도 개요 

  (지원대상) 갑작스러운 위기사유 발생으로 생계유지 등이 곤란한 가구 = 위기상황에 처한 가구
  <위기사유>
   1. 주소득자(主所得者)가 사망, 가출, 행방불명, 구금시설에 수용되는 등의 사유로 소득을 상실한 경우
   2. 중한 질병 또는 부상을 당한 경우
   3. 가구구성원으로부터 방임(放任) 또는 유기(遺棄)되거나 학대 등을 당한 경우
   4. 가정폭력 또는 가구구성원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경우
   5. 화재 등으로 인하여 거주하는 주택 또는 건물에서 생활하기 곤란한 경우
   6.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7. 그 밖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경우로서
 ① 주소득자와 이혼한 때
 ② 단전된 때
 ③ 주소득자 또는 부소득자의 휴・폐업・사업장의 화재 등 실질적인 영업곤란으로 생계가 곤란한 경우
 ④ 주소득자 또는 부소득자의 실직으로 생계가 곤란한 경우
 ⑤ 교정시설에서 출소한 자가 생계가 곤란한 경우
 ⑥ 가족으로부터 방임(放任)・유기(遺棄) 또는 생계곤란 등으로 노숙을 하는 경우

 [표3] 생계지원기준(원/월)

※ 가구구성원의 수에 따라 정액급으로 지급하며, 가구구성원이 7인 이상인 경우, 1인 증가시마다 221,000원씩 추가 지원
 ※ 생계급여 : 1개월 생계유지비(식료품비, 의료비 등 지원)로 가구원 수에 따른 차등 지급. 4인가구 기준 119만 4,900원, 최대 6회 지원

[표4] 소득·재산 참고 기준
① 소득기준 :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기준 중위소득 100분의 75 이하

 

② 재산기준 

   * (재산의 의미) 일반재산 + 금융재산 + 보험,주택청약 종합저축 - 부채
③ 금융재산기준 ; 5백만원 이하(단, 주거지원은 7백만원 이하)

이상의 긴급복지 기준으로 봤을 때, 아래의 이유로 사망한 북구 일가족은 긴급복지대상이었다.

첫째, 긴급복지지원 위기사유에 해당된다.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 지원대상의 위기사유는 1번이다. 남편은 10년 전에 사업에 실패하고 큰 빚을 졌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주소득자인 배우자가 200만원 소득이 있기 때문에 긴급복지대상자가 아니라고 답변했지만, 7-④ 주소득자 또는 부소득자의 실직으로 생계가 곤란한 경우도 긴급복지대상임을 감안하면 대구시의 답변은 이해하기 힘들다.

둘째, 배우자도 2개월 전에 실직했다.
지원대상 위기사유 1번이다. 행정에서 몰랐을 뿐이다. 몰랐다는 것은 찾아가는 복지의 실패를 의미한다. 반면, 이것을 알고도 제도 밖의 대상자라고 지금까지 주장하는 것은 구멍뚫린 사회복지전달체계에 대한 책임 면피에 급급한 행정당국의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야기한다.

셋째, 긴급복지 대상자의 소득·재산 기준을 다 충족했다.
긴급복지의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달리 소득인정액으로 소득을 파악하지 않는다. 긴급복지의 대도시의 재산규모가 1억8천8백만으로 되어 있어 이들 가구의 보증금 등을 다 합해도 재산기준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소득 또한 4인가족 346만원으로 배우자가 일할 때 받은 200만원이면 충분히 요건을 갖추었다. 2개월 전 배우자도 실직상황이었으니 소득은 없다. 여기에 소득에서 부채까지 공제되니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았다.

3. 인력확충, 맞춤형 복지 등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에도 동맥경화에 걸린 것처럼 가동되지 못한 사회복지전달체계.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부정수급 색출 전산직 공무원인가?

2013년 차상위계층 신청, 2019년 3월 정부의 소득재산조사에서도 발굴하지 못했고, 결국 죽음을 막지 못했다. 수도·전기료 등이 3개월이상 연체되지 않아 복지부가 운영하는 ‘복지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도 제외되었다. 소득이 없고 1억원이 넘는 빚으로 집에 압류통지가 날아와도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고, 행정에서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2019년 3월 소득재산조사를 통해 2016년부터 자녀가 받고 있던 방과후 수업료 지원마저 끊었다. 빈곤층 발굴과 지원은 하지 못하면서 책상 앞에서 부정수급자 색출에만 혈안이 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심각한 문제다. 빈곤층 발굴·지원과 부정수급자 색출이라는 상반된 일을 사회복지공무원이 다 수행하는 것은 모순이다. 찾아가는 복지를 하겠다고 공무원이 되었지만, 정작 제도는 이 가정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빈곤한 한 가족의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아무도 몰랐다는 것에 우리는 분노한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정부와 대구시, 북구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작년 12월26일 ‘빈곤의 굴레와 사회적 고립의 멍에를 쓰고 죽음을 선택한 이들의 메시지에 정부와 대구시는 응답하라.’고 했으나 정책당국은 공식적으로 전혀 반응하지 않기에 이 안타까운 죽음을 복기했다.

정부와 대구시, 북구청은 실정법 상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거짓말을 더 이상 하지 마라. 제도의 부실 탓도 있겠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모두 제도 탓으로 돌리는 것은 죽은 사람들을 모욕하는 것이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며, 책임을 면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빈곤정책은 진입 자체가 까다롭고 엄격하다. 송파 세모녀 사건에서부터 성북 네모녀 사건, 인천, 구미 사건까지 제도의 사각지대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해 왔다. 송파 세모녀 사건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신청했어도 탈락했고,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가정의 자살도 이어졌다.
빈곤의 문제는 개인이나 가족이 아니라 이제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복지사각지대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는 말 뿐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정부와 대구시, 북구청은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어 지원할 수 없었다’는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라. 
대구 북구의 사례는 제도 밖에 있어 지원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제도 안에 있었으나 찾아가지도 발굴하지도 지원하지도 못한 사례다. 그럼에도 긴급복지제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만 내세워 담당자들의 책임 면피용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은 관계 행정기관의 직권남용에 도덕적·윤리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만약, 이들이 긴급복지 대상인지 몰랐다면 그야말로 무능 그 자체다.

2. 국민들을 속이고 지원대상이 아니라고 한 것과 부실하지만 제도 안에서 지원이 가능했던 것의 처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민들을 속이고 재발방지의 혼선을 야기한 관련자들을 문책하라.
애당초 제도 밖에 있어 지원대상이 아니라면 이에 대한 우선적 대책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전면 개편일 것이다. 그러나 제도 안에서 일차적으로 접근 가능했는데 못했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다. 살릴 수도 있었는데 죽음을 방치한 것에 대한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 찾아가는 복지로 대변되는 사회복지전달체계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전면 개편 등 우리나라 빈곤정책을 총체적으로 점검할 사항이다.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가 작동되지 않는 등 말 뿐인 부실 사회복지전달체계를 방증한다.

3. 정부는 우선적으로 빈곤정책의 핵심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선하여 악법조항을 폐지하고 수급급여를 현실화하며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해하라.
긴급복지에도 위기상황이 해소되지 않아 계속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한 구호, 보호 또는 지원을 연계한다고 되어 있듯이,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부양의무자, 재산 등 악법조항을 폐지하고 포용적 복지국가에 걸맞는 빈곤정책의 새 판을 만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4. 정부와 대구시, 북구청은 시민에게 종합적인 브리핑을 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라.
사회적으로 충격을 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이 죽음을 예방하고 대책을 마련할 책임이 있는 행정 어디서도 시민들에게 알리는 보도자료나 브리핑을 한 적이 없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은 곳이 없다.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엇이 문제이고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인지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끝.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20-01-08(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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