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보건의료 예산 분석 리포트 Ⅲ
: 중증과 빈곤 장애인들의 치과진료 받을 권리를 보장하라.
「대구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증 장애인 치과진료는 하늘에서 별 따기인가?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인력확보 약속이행과 대구시의 예산 확대를 요구한다.
1. 경북대학과 치대병원 「대구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 쏟아지는 장애인 민원들
“너무 오래 걸려요”, “의사가 없어요”
․ 아들이 현재까지 경대치과 2층 소아치과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2020년이 되면 20세가 되어 장애인구강센터인 7층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진료시간을 의사가 되는 시간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학교도 가야하는데, 의사 되는 시간에 맞추라니… 결국 2020년3월5일 오전10시 예약하고 왔습니다.
․ 스케일링하는데 6개월 기다리라고 했어요. 그것도 오전만 진료하고. 과연 장애인을 고려한 진료인가요?
․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아요. 당직 서는 것처럼 의사들이 각과에서 진료하다가 그때그때 시간날 때마다 올라오는 것 같았어요. 올 때까지 환자들은 무조건 기다려요.
․ 스케일링만 1년 걸렸어요.
․ 예약하고 가도 2시간 넘게 기다려요.
․ 충치가 있어도 바로 치료가 어렵고 또 예약을 잡아 기다려야 해요.
․ 전담인력이 예산부족으로 상시 근무가 아니라 환자가 있을 때마다 호출해야하므로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요. 간단한 치료는 전담과에서 하나 기술을 요하는 치료는 비장애와 같이 치료를 하므로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요.
“한 곳에서 치료 받았으면”
․ 7층이 장애전담 진료실인데 2층(소아치과)으로 와서 진료 받으라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아이는 성인이고 협조가 잘 되지 않을 때도 있고 소리를 지를 때도 있습니다. 그 문제를 건의한 적인 있는데 장애인 담당의가 소아치과를 같이 보시는 분이라고 오르락내리락하기 힘들고 바빠서 그럴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처음 취지에 맞게 마음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공간에서 진료받기를 원합니다.
․ 소아장애치과치료의 경우, 장애인전담등록을 하면 일단 초진은 7층 가서 접수하고 의사만나고 다시 2층 소아치과로 내려오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 부정교합 교정으로 문의 전화를 했더니 교정과로 전화를 하더라구요. 교정과 전화했더니 장애인 치과쪽으로 전화하라하고. 다시 장애인치과 진료했더니 마지못해 오라면서 와서 보고 교정 안 될 수도 있다고. 첫 진료라 예약 안 되니 무작정와서 기다리라하고. 할인혜택도 보기 어렵다고 해서 건너편 큰 치과 전화했더니 단번에 예약되었어요. 장애인이라고 가능하냐고 오히려 제가 여러 번 물었더니 진료 안 될 이유 없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다른 병원에 가서 1년 넘게 교정치료 중입니다.
“중증장애인의 수술이 어려워요”
․ 중증 발달장애로 파노라마엑스레이 촬영이 안 되었어요.
․ 중증 발달장애와 뇌전증이 있어 발치, 충치, 신경치료 등 종합적인 치료가 필요해서 전신마취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경대치과병원과 경대병원 본원이 법인 분리가 되면서 관련 전문인력과 마취 종류 문제로 전신마취 수술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본원에서 치료하자니 본원에는 구강외과 전문의(발치)는 있으나, 보존과 전문의는 없어 신경치료와 충치 치료는 어렵다고 했어요. 결국 본원에서 전신마취 후 발치하기로 했어요.
“접수가 너무 복잡해요”
․ 7개월 가량 전신마취 진료예약 잡아 2018년 4월11일 진료날이 되어 경대치대 장애인치과에 방문 예정이였는데 일주일 전쯤 전신마취 사전 검사를 해야 된다고 해 경대치대 장애인치과를 방문했습니다. 1층, 3층, 7층, 다시 1층... 4번에 걸친 접수와 수납이 있었습니다. 접수 또 접수... 아이와 저, 활동지원사가 모두 땀에 젖어 정신이 없었습니다. 접수도 못하고 돌아갈 뻔 했습니다.
“본원에서보다 사전검사가 많아요”
․ 전신마취 사전검사 진행 시, 피 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를 진행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피검사는 몇명이 잡고서 하면 되지만 기저귀 착용하는 아이들은 소변검사가 힘듭니다. 그런데 소변검사 때문에 전신마취를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심전도 검사는 경대병원 본원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 다시 접수하고 수납해서 사진 찍고 와야 된다고 했습니다. 심전도 시간이 5분 정도 걸리는데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로써는 검사 불가 하다며 심전도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전신마취를 못해준다고 했습니다. 14년 동안 경대병원 다니면서 1년에 전신마취를 수도 없이 하는데 본원에서 할 때는 사전검사가 까다롭지 않습니다. 경대 본원 다니는 환자들은 경대치대와 연계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전검사 진행시 심전도 시설 완비 되어야 됩니다.
“발달장애인에겐 너무 어려워요”
‧ 발달장애인이 접수 할 때 병원코디네이터의 설명이 이해가 어려워요. 발달장애인의 이해를 돕는 자료나 코디네이터의 소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장애감수성이 낮아요”
‧ 22살 장애인인데, 환자하고는 눈도 한번 안 마주치고 본인에게 어디가 불편한지 한번 묻지도 않았어요. 부모에게 협조가 잘되는지부터 묻더라구요.
“장애특성을 고려한 환경이 필요해요”
‧ 2층도 소아치과 내에서 장애를 같이 봐요. 근데 대기실에서 장애, 비장애 아동이 같이 있어요.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돌발행동이 나타나기도 해요. 근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서 보호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해요.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가 경북대학교 치과병원의 ‘대구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을 이용하는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장애인과 부모들의 애로점을 받은 내용들이다. 상당수의 (중증) 장애인들은 여러 이유로 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이용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 경북대학교 치과병원은 2016년 6월1일 독립법인화 되었다. |
2. 대구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설치의 타당성 : 전신마취 등 중증 장애인을 위한 전문적인 치료
대구시는 중증장애인들의 치과진료를 위해 2015년 7월1일 「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경북대학교 치과병원에 개소하여 지금까지 장애인 치과진료를 지원하고 있다. 국비 대 시비가 50:50인 이 사업은 2015년 132,000천원, 2016년 154,000천원, 2017년 236,000천원, 2018년 244,000천원을 집행했고, 2019년은 297,000천원을 지원하며 2020년에는 300,000천원의 예산이 의회에 상정되었다.
2014년 수립된 제6기 지역보건의료계획(2015~2018년, 4년 중기계획)에는 아래와 같이 대구시에 「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필요성과 추진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6기 지역보건의료계획 상 전신마취와 일반환자의 성과목표 및 실적은 아래와 같다.
<표1> 대구권역장애인구강지원센터 전신마취/일반지료 실적
( )는 대구시가 당초 계획을 수정한 수치
※ 전신마취 환자는 2015년을 제외하면 목표에 미달해 당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했음에도 2016년 이후 계속 미달하고 있다. 2016년 목표 대비 33%, 2017년 66%, 2018년은 75%에 그쳤다.
<표2>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설치 전국 현황(노컷뉴스, 2019.11.20.)
3. 대구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매년 되풀이 되는 대구시 평가
6기 지역보건의료계획에 따라 수립된 매년 연차별 계획이나 2018년 12월 대구시의회 심의를 거친 제7기 지역보건의료계획(2019~2022년)에는 대구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 대해 아래와 같은 유사한 평가를 계속 되풀이 하고 있다.
○ 부진요인
- 중증 장애인 진료시 전신마취 등 특수치료가 동반됨에 따라 시설은 구비되어 있으나 진료에 필요한 인력부족으로 진료의 애로점 있음(2015년/2016년/2017년 연차별 계획)
- 전문인력 부재로 경대병원 마취 전문의가 금요일 1회만 마취를 하여 대기시간 및 진료 애로점(7기 지역보건의료계획)
- 병원 내부 사정으로 인해 마취건수가 본원으로 실적이 산정되어 장애인센터의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아 건수가 적음(2016년/2017년 연차별 계획)
- 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7층에 위치하여 일반환자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장애인 및 보호자 불편(2016년/2017년 연차별 계획/7기 지역보건의료계획)
○ 개선방향
- 모든 장애인들의 구강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전문화되고 특성화된 장애인 맞춤형 진료 및 구강 건강 시스템 마련, 인력은 복지부 건의(2015년/2016년 연차별 계획)
- 인력은 경북대 치과병원 자체에서 마취전문의 정원을 늘려 ‘18년에는 정상적인 마취가 이뤄질 것으로 보임(2017년 연차별 계획/7기 지역보건의료계획) |
4. 대구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문제점
경북대치대병원은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가 보낸 질의서 답변(2019.11.22.)에서 현재 진료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 보내왔다. 이 자료와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가 확보한 자료 등을 근거로 큰 틀에서 세 가지 문제점을 제시한다.
1) 환자 쏠림과 적체 현상
민간치과병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장애인 구강질환은 시간, 노력, 비용 등이 많이 들기에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대단히 필요하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고 진료 시 다수의 보조인력이 필요한 경우는 민간병원의 방문 자체가 어렵고 방문 시 적절한 치료를 즉시에 받기는 더욱 더 어렵다. 물리적으로 2층에 있을 경우 휠체어 접근조차 못한다. 일부 민간 치과의료기관에서 장애인을 위한 치료를 하고 있지만, 난이도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대학병원이나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 의뢰된다. 이를 경우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환자 쏠림현상과 적체현상은 날로 심화될 수밖에 없다. 2015년 센터 설치 계획에 일반 개원의들에게 장애인 치과진료 연수 기회를 제공하여 민간에서 장애인 치과진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으나 지금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최근 4년간의 진료실적을 보면 중증 장애인 치료는 감소했으나 장애인 일반환자는 급증해 일반환자의 쏠림현상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2)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전담치과의사,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 부재
경북대치대병원은 센터의 원활한 진료를 위해 전담치과의사와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 채용을 지속적으로 노력했으나 내부 보수기준과 대외적인 의료진 급여 수준과의 큰 차이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 부재로 전신마취진료에 차질이 예상되어 경북대학교병원과의 협조를 통해 의료진을 파견해 왔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에 경북대치대병원은 2020년 상반기 중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하여 현재 주1회(금요일 오전) 시행중인 전신마취수술을 주 3회 이상 확대 실시하고,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전담 치과의사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대치대병원의 센터 전담치과의사,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채용을 위한 노력을 결코 가볍게 보지는 않지만, 여러 차례 불발되었기에 더 이상 공수표를 날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3) 치과 진료 특성상 비급여로 인한 사각지대 문제
설령, 진료를 받더라도 치과진료 특성상 비급여가 많아 체감효과는 떨어져 아예 치료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계층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장애인의 빈곤율은 비장애인에 비해 매우 심각하다. 현재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 진료를 받으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장애인은 비급여 본인부담 진료비 총액의 50%,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은 30%, 치과영역 경증장애인은 10%을 지원받는다. 대구시가 국비를 합쳐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 올해 297,000천원을 지원한 것 중 운영비(5천만원)와 재료비 물품구입(5천만원)을 제외하면 순수 치료비 지원은 1억9천7백여만원에 불과하다. 2017년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진료비 지원은 2,039명에 199,231천원이었다가 2018년 1,446명으로 줄어 165,501천원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이유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017년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진료비 지원현황을 보면 총 설치된 8개 센터 중 대구는 6번째로 지원액이 적었다(노컷뉴스, 2019.9.20.).
5. 대학병원에서 인력부족은 이젠 변명에 불과하다.
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제 역할과 대구시의 예산확대를 요구한다.
2016년 국민 다빈도 질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다빈도 질환 1순위는 '치은염(잇몸염) 및 치주 질환'이다(노컷뉴스, 2019.11.20.). 장애인들에게 '구강질환'이 매우 흔하면서 심각한데 비해 치과병원 접근성은 매우 열악하다. 앞서 언급되었듯이 민간치과병원을 이용하기 힘든 장애인들의 구강상태는 심각한 채로 전문 치과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스럽게도 대구는 2015년 중증 장애인도 갈 수 있는 전신마취와 치료 등이 가능한 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개소했다. 그러나 설립 취지와 달리 마취과 전문의 등 인력 부재로 전신마취 환자인 중증 장애인들의 치료받을 권리는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치과 진료의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아예 포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제 역할을 강력히 촉구한다. 경북대치대병원은 전문인력 문제 해결의 약속을 내년에는 반드시 지키길 바라며, 대구시는 대구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진료비 지원 등을 확대하여 장애인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길 바란다.
<2019년 11월26일,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대구시 보건의료예산분석 리포트 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