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드디어 영남공고 감사에 직접 나섰다. 지난 일 년 반 동안 대구교육청의 세 차례 부실감사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있은 지 보름 만으로 교육부가 사안 감사라는 명목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민으로서 참담함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영남공고의 정상화를 바라는 우리 시민들의 문제 제기와 부패사학에 대한 응징을 요구하는 행동이 시작된 지 벌써 15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대구교육청은 면피용 감사만 되풀이 하면서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이리저리 회피하다가 지난 10월 국정감사 바로 전날에야 허선윤 개인에 대해서만 이사 승인 취소를 결정하였다. 이것은 영남공고 정상화가 아니라 국정감사장에서 교육감 개인이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얄팍한 기만책에 지나지 않는다.
경북이나 강원에 비해 유독 대구교육감이 국정감사에서 높은 비판과 지적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대구시민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강교육감은 허선윤 이사장 외 다른 이사들의 비위를 발견할 수 없어 이사 전원 승인 취소는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나머지 이사들의 비위 혐의를 발견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들이 비리가 없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철저하지 못했고, 형식적으로 진행된 감사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학교에서 그렇게 수많은 비리와 갑질, 파행 운영이 문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오로지 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전형적인 덮어주기에 불과하다. 일벌백계로 대처해도 모라란 판에 제보된 사실조차 다수를 진실을 밝히지 못했고,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사학 시스템을 감안하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행위로만 결론 내렸다는 결정적인 한계를 지닌다. 또한 그러한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루 의혹이 받고 있는 교육감이 나머지 이사들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것 또한 설득력이 없다.
허선윤 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영남공고 이사들은 사실은 각종 비리와 부정, 갑질에 대해 동조하거나 방조하였다. 건전한 법인 운영에 책임을 져야 할 이사들이 학교 운영과 관련해 본연의 책무에 책무에 충실했다면 과연 지금처럼 학교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허선윤의 극악무도한 학교운영에 한 번이라도 문제 제기한 이사가 있었더라면 결코 지금처럼 야만적인 학교는 되지 않았을 터이다.
또한 40여 일 전 영남공고 이사회는 운동부 성적조작 의혹을 받고있는 교사를 교감 연수 대상자로 올렸다가 교육청으로부터 거부당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교육청의 승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해당 교사를 교감직무대리로 임명하였다. 부적절한 인물을 그대로 임명하는 영남공고 이사회의 행태는 이사 전원이 영남공고 정상화에 무관심하고 오로지 허선윤 전 이사장의 지시에만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기존 이사회는 들러리 역할 뿐 아니라 학교를 망친 공동정범인 것이다.
또한 지난 10월 28일 이사회에서는 언론 접촉을 피해 이사회 회의 장소를 다른 곳으로 변경하더니 그곳에 임원 승인이 취소된 허선윤이 참석했다는 것이다. 회의 참석 권한이 없는 전임 이사가 현 이사회에 참석해 영향력을 그대로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얼마나 기존 이사회가 파행과 불법으로 운영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임의로 회의 장소를 변경해 비밀리에 회의를 개최하고, 언론 취재를 거부하는 등 밀실 운영의 끝장을 보여준다. 이들이 과연 조폭 집단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이번 교육부 감사는 이러한 불법이나 비리를 제대로 확인하고 학교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어져 온 대구교육청과 영남공고의 유착 의혹이나 부패 고리가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영남공고 구성원들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고,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부가 제대로 된 감사를 진행하고 숨겨진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
우리의 요구
1. 교육부는 영남공업교육학원의 비리와 부패를 철저히 감사하라
1. 교육부는 이사 전원 승인을 취소하라
1. 교육부는 영남공업교육학원에 관선 이사 파견을 시행하라
2019년 11월 7일
영남공고 정상화를 위한 대구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