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춘 준비위원 _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활동보조분회
저는 장애인활동보조 일을 하고 있는 이옥춘입니다.
신암동에 살고 있고, 장애인 두 분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 분은 성서 쪽에 계셔서 지하철을 이용하고, 한 분은 반야월에 계시는데 지하철을 이용하면 30분 이상 걸어야 해서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타기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것은 2005년 장애인활동보조 시범사업을 하던 ‘밝은 내일’이라는 곳에서 월 67시간의 장애인활동지원을 제공할 때부터 였으니 벌써 13년째가 되었습니다. 2007년 시범사업이 끝이 나고 활동보조 사업을 각 센터에서 시작할 때, 이용자분을 따라 ‘장애인지역공동체’로 옮겨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언가 일은 하고 싶고, 아이는 어려 많은 시간을 낼 수는 없어 적당한 일자리를 찾던 중 생활광고지에 ‘시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신체건강 한 사람이면 된다.’는 광고를 본 것입니다.
정말 알바 정도로 한 달에 70시간도 안 되는 적은 시간이었지만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가 정착되어가면서, 활동보조 일이 해가 갈수록 시간도 늘고 직업이 되다 보니 일을 즐겁게만 할 수가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활동보조 일이 정부에서 책임을 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처우가 나아졌고, 최저임금 보다 높은임금을 받다보니 그런대로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어느 때부터인가 다시 최저임금으로 되더니, 지난해 부터는 실제 최저임금도 못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이용자도 우리 활동보조인들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지고, 일대일로 일하다 보니 서로간의 감정을 건드리는 등의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아 졌습니다. 감정 노동자로서 스트레스 쌓여도 참아야만 하는 게 우리 활동보조인의 몫이 되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평소에도 활동보조인들 모임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가을 경산에서 모임이 있다고 하여 가보니 보조인 분들끼리 서로서로 위로해주고, 분위기도 좋고 가족 같은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활동보조인들끼리는 잘 만날 기회도 없는데, 서로서로 위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여, 우리도 다 같이 함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11월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준비위원을 맡아 지금까지 왔습니다.
막상 준비위원을 맡고 보니 책임감도 느껴지고, 활동보조인들이 점심 한 끼라도 눈치 보지 않고 맘 편하게 먹었으면 좋겠고, 교통비 지원 같은 것도 보장되어 조금이라도 인간다운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보조인들끼리 소통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고, 다 같이 한발 한발 나아가서 좋은 직장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7년 3월호 통권 23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