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_전교조 대구지부 대변인,
작은학교살리기 대구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대동초가 폐교된다는 소식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 해 6월이었다. 대구교육청은 삼영초를 비롯해 여러 학교를 무서운 기세로 없애는 중이었다. 학교 통폐합은 반드시 학부모 등 당사자의 2/3 이상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했고, 분교 하나 없애는 것도 심도 깊은 논의와 설득 과정을 거쳐야 가능한 일이다. 또한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지역의 문화와 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에 신중하게 고민할 문제이다.
더구나 대구교육청은 2011년(우동기 교육감) 당시 학교통폐합을 할 때 3년 사전예고제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그런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유가초는 불과 4개월 만에 학교가 통폐합되었고 대동초는 9개월만에서 사라졌다.
그 뿐이 아니다. 학부모 설문조사를 받는 과정도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이지만 그 이야기는 차후에 하도록 하자.) 대동초의 경우 지난 6월 학부모들은 폐교를 90%이상 반대했다. 찬반 여론으로 바꾸기 위해 교육청이 내세운 것은 돈과 협박이었다. 6학년 학부모에 피복비 등 금전적 지원을 쏟아 부었다. 대부분이 영세민이었던 학부모들 중 일부가 돌아섰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하자 교육청 관료들은 담임교사를 대동해서 밤 11시까지 반대 학부모 가정을 찾아다녔다. 반대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혹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설문조사 결과를 찬성으로 바꾸어 제출하였다. 그렇게 협박과 조작으로 이루어진 설문 결과를 가지고 대구교육청은 12월 대동초 폐교 조례안을 입법예고하였다.
대구교육청이 왜 이렇게 학교통폐합에 무리하게 집착하고 진행하려는 것일까? 우선 돈 문제가 걸려 있다. 학교 하나를 폐교시키면 교육부로부터 30억에서 100억 정도의 특별교부금을 받을 수 있다. 작년 누리과정 예산편성 등의 문제로 예산 여력이 떨어진 지역교육청 입장에서는 그만큼 특별교부금이 탐날 수밖에 없다.
또 학교를 폐교시킨 부지(대동초)에 우동기교육감이 대구교육과 관련된 전시성 치적 사업인 대구교육박물관을 추진함으로써 내년 교육감 선거를 준비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우동기교육감은 작년부터 연일 대구가 교육수도라며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홍보를 해왔다. 대구교육박물관은 교육수도 홍보가 목적이라고 조례안에 명시될 정도였다.
이러한 우동기식 대구교육에 대해 이제 지역시민사회 가반격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대구교육청의 졸속적이고 비민주적인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대구교육박물관 문제는 이제 그들의 빈틈이고 우리가 반격해야 할 시작 지점이기도 하다. 대구교육을 위해…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7년 3월호 통권 23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