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 의회 앞에서 있었던 단식농성 (2012.9)
은재식 _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선거에서 복지가 처음으로 이슈화된 것은 2010년 지방선거였다. 바로 무상급식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시작한 초등 무상급식은 이제 보편화되어 의무교육기관인 중학교까지 확대되었다. 2011년 기준으로 대구지역 무상급식 비율은 학생대비 16%, 학교대비 1~2%에 불과해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선거 쟁점화 된 후 대구는 내년부터 초등 무상급식을 도입한다. 단식까지 불사하며 무상급식운동을 펼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번 결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 3만3천명의 대구시민 서명으로 의무급식 조례 주민발의, 그러나 좌절
우리복지시민연합, 전교조대구지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등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2011년 ‘친환경 의무급식조례제정 운동본부’를 결성하여 주민발의 조례인 ‘의무급식 조례(안)’를 대구시민 3만 3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대구시의회에 제출했다. 조례발의는 집행부(대구시, 교육청)와 대구시의회(의원발의)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직접 할 수 있다. 발의된 조례는 대구시의회에서 심의, 의결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대구시와 교육청, 대구시의회가 시민사회단체와 논의하여 발의하면 제일 좋았겠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기에 시민들이 직접 나서게 되었다. 지방자치법에 의거 ‘대구광역시 주민의 조례 제정과 개폐청구 연서 주민 수에 관한 조례’는 19세 이상 주민 총수의 90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데, 그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서명인 수가 무려 2만 명에 이르고, 주민등록번호, 주소까지 적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주일에 몇 번 씩 대구백화점 등에 나가 길거리 서명을 받았고, 이를 지역 동별로 분류하는데 며칠간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 약 3개월 만에 3만 3천여 명의 대구시민 서명을 받아 제출한 대구시 최초 주민발의 조례, 그러나 대구시의회는 시간을 끌면서 결국 2012년 9월 임시회에서 주민발의조례를 폐기하고 의원발의의 누더기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을 비롯한 의무급식조례제정 운동본부 소속 대표단 3명이 대구시의회 앞에서 9일 간 단식농성을 했다. 당시 ‘무상급식’을 ‘의무급식’이라고 표현한 것은 의무교육기관의 수익자부담은 당연히 무상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의무급식’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비록 조례제정운동은 실패했지만,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 친환경의무급식을 위한 서명운동
• 권영진 대구시장과 우동기 교육감 초등 전면 무상급식 합의
무상급식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우동기 교육감의 2014년 지방선거 공통 공약이었다. 그러나 무상급식예산 분담을 놓고 약 2년간 핑퐁게임을 펼치던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10월 17일 전격 초등 무상급식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초등 4~6학년을 먼저 하고 2018년에는 부모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초등학교가 전면 무상급식을 하게 된다. 다만 2017년에 1~3학년은 올해와 같이 전교생의 52%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136%이하 가구에만 급식비가 지원된다. 2018년에는 4년마다 있는 지방선거가 있다. 2018년 시행될 초등 전면 무상급식의 소요예산은 516억 원(인건비 372억 원을 제외)인데 대구시와 교육청이 1/2분씩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53억 원, 대구시는 19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이 추가 예산 243억 원은 지금껏 학부모들이 부담했던 금액이다.
(단위 : 억원)
※ ( )는 추가 분담금
• 의무교육기관의 학부모 비용부담 제로화 운동, 차별은 없어야 한다
불평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지만, 적어도 교육과 의료는 평등해야 한다. 학교에서 가난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위축되거나 상처를 받는 학생들은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교육세를 내는 이유는 의무교육기관만이라도 평등한 교육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의무교육기관의 급식,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방과후 교육, 학습준비물 등의 비용 제로화 운동은 중요한 것이다. 다른 교육청은 이미 하고 있다. 대선과 차기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는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 학부모들에게 사회임금으로 600억 되돌려 주다
우리나라는 열악한 복지로 대부분 노동을 통한 시장임금으로 생활한다. 상대적으로 복지체감도가 높은 건강보험의 경우, 매달 보험료를 내고 수술이나 입원시 본인부담금도 내지만 경제적 부담을 낮추어준다. 이것이 일종의 사회임금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높을수록 본인부담금은 낮아지기에 시민사회는 보장성강화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회임금이 높을수록 복지국가다. 무상급식비용도 일종의 사회임금이다. 이번 무상급식 결정으로 학부모들이 아이의 급식비용으로 지출하던 월 5~6만원을 사회임금으로 받게되어 연 5~60만원의 임금효과가 발생하게 되었다. 대구시 전체로 본다면 연 600억 원 가량이 시민들의 혜택으로 돌아간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앞으로도 사회임금 비중을 올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 친환경 의무급식 조례제정을 위한 대구시민 30,478명 서명 청구인 명부 대구시 제출 기자회견(2011.12.1 대구시청 앞)
이번 대구시의 무상급식 도입에 대한 복지연합의 성과에 회원들의 회비인상과 주변에 회원추천을 해주시면 복지연합에 큰 힘이 됩니다. (053)628-2590 |
출처 : 함께하는 세상 2016년 11월호 통권 23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