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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대구시립희망원 시설 거주인 강제전원 조치 중단 및 탈시설 권리보장 진정 기자회견 (9.18)


국가의 행정논리와 예산논리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희망원 장애인들에 대한 강제적인 전원조치!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수용시설로 전원 조치되었던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나 지인의 권유에 의해서, 누구로부터도 지원받을 수 없어서, 때로는 기억하는 처음 순간부터, 그저 시설에 있었던 이들. 국가는 그것이 그들의 ‘욕구’라 했고, ‘복지’라는 이름으로 정당화시켰지만 대구희망원 사태는 그 기만의 민낯을 세상에 알렸다. 시설 내에서 일어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인간에 대한 온갖 폭력과 만행, 세상 법으로는 유죄이지만 하느님 법으로는 무죄라던 두 모습의 천주교유지재단, 37년 동안이나 이를 방조하고 책임지지 않았던 국가의 행태에 사람들은 분노했었다. 이에 대구시와 문재인 정부는 탈시설 추진을 통한 범죄시설 폐지로 희망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얼마 전 국가는 이 약속을 저버렸다. 대구시는 9월 초 올해 연말까지 희망원 내 장애인 수용시설(시민마을) 폐쇄를 발표했다. 현재 시민마을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대다수는 다른 수용시설로 전원할 것임을 밝혔다. 대구시는 ‘권리구제’가 필요한 이들을 두고 탈시설 하려면 개인 의지가 중요한데, 정확히 욕구를 표현 못한 발달장애인들(무응답층)을 다른 시설로 입소시킨다는 계획이다. 거기다 탈시설을 희망하더라도 인지장애가 있거나 연고자가 반대하거나 하면 또 ‘자립 불가자’로 다른 시설로 입소시킨다고 한다. 결국 대구시는 당장 폐쇄조치되는 시민마을의 67명 장애인 중 50명 이상을 다른 시설로 재입소시킨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어떤 입장도 표현하지 않았다.

  정부는 2017년과 2018년, 그리고 얼마 전 공표된 2019년 예산안 모두에서 희망원 사태 해결을 위한 예산을 수립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시립 시설이라 대구시가 우선 알아서 해야 한다’거나 ‘대구시가 예산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는 무책임한 말만 늘어놓았을 뿐이다. 그럴 때면 별도 희망원 사태 예산을 책정하지 않은 대구시 역시 ‘대선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가 아무 예산을 마련하지 않는다’, ‘정부가 희망원 사태에 별 관심이 없다’는 핑계로 또 다시 책임을 전가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아무도 해결의 주체로 나서지 않은 가운데, 폐쇄 시점이 불과 4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 시민마을 장애인들은 대다수 전원, 그 중 다수는 강제 전원을 앞두게 된 것이다.

  대구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6월부터 2018년 8월 중순까지 희망원 산하 4개 시설 거주인은 총 1,049명에서 109명이 줄어들었으나, 그 중 자립지원을 통해 지역사회로 정착한 자는 고작 9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여전히 사망(42명)이나 입원(38명) 등을 통해서만 시설을 ‘나갈 수’ 있었다. 정작 거주인들의 삶은 희망원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수용시설에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들이었고, 설령 수용시설에서 인권침해를 당한다 하여도 그 존재성은 변하지 않는 당연한 이치였다. 애초 ‘인간사육장’이라는 말로 세상에 알려졌던 대구희망원 역시 이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전원지 중 하나일 뿐이었기에, 국가는 그들을 다른 시설로 옮기는 간편한 길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비준한 UN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인의 거주이전의 자유와 탈시설 및 지역사회에서의 통합을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욕구보다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탈시설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애초 지역사회에서 분리되어 시설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본인의 욕구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이들이 나오게끔 지역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우리 헌법과 사회복지사업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역시 시설입소에 앞서 지역사회서비스 제공을 우선적으로 할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국제기준과 국내법은 희망원 시민마을의 대다수 전원을 통한 폐쇄조치가 명백한 반인권적 행정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오늘 국가인권위원회에 229명의 사람들과 진정을 접수한다. 현재 대구시와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희망원 시민마을에 대한 대다수 전원, 강제 전원 조치는 피해자들에 대한 명백한 2차 인권침해이며, 권리구제의 의무를 지니고 있는 국가가 시설에 대한 거주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이들을 수용시키는 심각한 폭력이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의 행정논리와 예산논리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지금의 희망원 장애인에 대한 강제 전원 조치를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 중단시키고, 인권의 기준에 따라 지역사회로의 정착을 보장해야 함을 권고하길 바란다. 특히, 탈시설 권리보장의 책임이 희망원으로 밀려났던 존재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시설로 밀어냈던 대구시와 중앙정부에 있음을 강력히 공표해 주길 바란다.

 

2018년 9월 18일

대구희망원대책위, 대구희망원전국장애계대책위
 

 

 

이    름 :복지연합
날    짜 :2018-09-19(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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