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구 서구청이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용하면서 지난해 9월 일반민원을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둔갑시켜 허위 신청서를 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서구청은 총 9명 중 최소 2명의 제안서를 허위 작성했으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한다는 본인의 서명조차 허위로 작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서구의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부실운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지만, 비단 서구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수 있기에 심각한 사항이다.
2. 우리복지시민연합(약칭 복지연합)은 대구시주민참여예산제도가 공무원참여예산제도로 변질되고, 주민제안사업 제출과 심사과정에서 공무원의 개입의혹 등을 비판해 왔다. 왜냐하면 이런 행위는 주민참여제도의 도입 취지와 의미를 퇴색시키기 때문이다. 이번 서구의 사건은 주민참여예산제도를 공무원참여예산제도로 변질시킨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어, 올해 130억 원으로 시행 중인 대구시 3기 주민참여예산의 돋보기 심사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작년 서구의 대구시주민참여예산사업 건수는 43건(1,137백만 원)으로 달서구 다음으로 많았고, 시행 첫해인 2015년에는 32건(1,486백만 원)으로 세 번째였다.
3. 2017년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심사를 앞둔 2016년 6월 2일, 정○○ 달서구 부구청장은 대구시주민참여예산 달서구 거주 위원과의 점심식사자리에서 “작년에 북구 부구청장으로 있을 때 선수 2명을 미리 꾸려 북구청이 작년에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 올해도 달서구청을 위해 잘 봐 달라.”고 말했다. 한 참석한 위원이 “심사를 앞두고 부적절하다.”고 하자 “다른 구에서도 다 이렇게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2015년 북구는 대구시주민참여예산 시행 첫해 가장 많은 예산을 받았고(36건, 2,529백만 원) 2016년에는 두 번째(40건, 1,804백만 원)였다. 달서구는 2015년 6건, 332백만 원에 불과했으나 정 부구청장이 자리를 옮긴 2016년에는 50건, 2,052백만 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
4. 따라서 서구의 이번 사건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주민참여예산은 구·군의 쌈짓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군은 형식적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용하면서 대구시주민참여예산을 쌈짓돈처럼 곶감 빼먹듯이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참여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5. 대구시는 2015년 첫 시행한 주민참여예산에 약 173건 73억 원을 지출했으며, 2016년에는 264건에 약 100억 원(시행단계에서 261건 95억 원), 그리고 올해는 130억 원으로 확대했다. 주민참여예산 규모가 확대되어 지역주민의 관심을 더 끌 수는 있으나 실질적 주민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늘어난 예산만큼 구·군의 예산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따라서 대구시주민참여예산이 구·군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민간단체들은 사회단체보조금 정도로 인식하는 것을 뿌리뽑아야 한다.
6.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시행 3년을 맞은 올해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을 철저히 모니터할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은 실질적으로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주민을 위해 사용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서구 사례에서 보듯이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철저한 심의를 요구한다.
<참고 : 2016년에 결정된 2017년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2017년 6월 20일
우리복지시민연합
